[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7)지하수 보전하자-제주의 지하수 함양·이용량

[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7)지하수 보전하자-제주의 지하수 함양·이용량
경고음 울린 '제주 지하수'… 체계적인 관리 절실
  • 입력 : 2019. 06.10(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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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 제2저수지. 한라일보DB

지하수 연 함양량 총강수량의 44~46% 14억9400만~16억3000만t
1960년대 초 지하수 개발 시작… 지난해 지하수 관정 4823개
적정이용 가능량 1일 176만8000t… 허가취수량은 91% 달해

제주의 지하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오염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질소성분에 의한 질산성 질소가 음용수 수질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의 편차, 대규모 개발사업, 인구 및 관광객 증가 등의 이유로 지하수 함양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낮아진 지하수위로 해수 침투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 지하수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종합체계 구축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하수=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지하수는 비나 눈으로부터 생겨난다. 지표면으로 떨어진 비와 눈은 흙과 암석 틈을 따라 지하로 스며들어 물이 잘 통과하는 자갈층이나 모래층, 또는 부서지거나 깨진 암석의 틈을 따라 계속 아래쪽으로 이동해 지하수가 된다.

강수 이외에도 지하의 암석이나 지층이 만들어질 당시에 포함된 물과 지구 내부로부터 생겨난 물도 지하수가 되지만 빗물로부터 유래된 지하수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결국 우리들이 널리 이용하고 있는 지하수는 강수에 의해 계속 보충돼 다시 생겨나는 자원인 것이다.

지하수는 땅 위의 호소나 하천을 따라 흐르는 물(지표수라고 함)과는 반대의 의미를 지니는 말이지만 땅 아래에 있는 물을 모두 지하수라고 하지는 않는다.

땅 아래에 존재하는 물은 크게 지표면과 가까워 공기가 통하는 부분에 있는 물(통기대 내의 물)과 공기가 통하지 않는 보다 깊은 곳의 지층 속에 있는 물(포화대 내의 물)로 나눌 수 있다.

지표면과 가까워 공기가 통하는 부분에 존재하는 물을 대부분 식물의 잎을 통해 수증기로 증발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하수라 하지 않는다. 지하수는 이보다 깊은 곳의 지층에 채워져 있고 일정한 물 높이(지하수면이라고 함)가 유지되는 물인 것이다. 따라서 지하수란 '물로 채워진 지층내의 모래와 자갈알갱이 (입자) 사이나 암석 틈에 채워져 있는 물'인 것이다.

지하수 생성. 사진=국가지하수정보센터

▶지하수의 이용 유례=제주와 비슷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 미국의 하와이주에서는 1879년부터 지하수를 개발해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때 경상남도 마산에서 지하수가 개발됐다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는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으나 1964년 국립 지질조사소(현재는 한국자원연구소)의 조사 보고서에는 17군데에 얕은 우물이 개발돼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제주의 근대식 기계에 의한 지하수 개발은 1960년대 초부터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평균 강우량· 제주의 토양특성=제주도의 연평균 강우량은 1872㎜로 내륙지방(1274㎜)보다 무려 598㎜가 더 많다. 1년 동안 제주섬 전체에 내리는 강우량은 약 33억 9000만t이 된다.

이처럼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항상 흐르는 하천이 없는 것은 제주도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징이다. 이는 토양과 암석이 물을 잘 통과시키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데다 비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리기 때문이다.

제주의 토양은 대부분 화산이 폭발할 때 섞여나온 화산재 모래, 자갈로 이뤄져 있다. 또한 토양층의 두께도 얇아 빗물이 잘 스며드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넓은 지역을 덮고 있는 현무암에는 용암(마그마가 땅위로 올라온 것)이 굳을 때 생겨난 크고 작은 구멍들이 많이 발달해 있다. 또한 현무암에는 대부분 용암이 굳을 때 생겨난 수평 및 수직으로 깨진 틈들이 많아 빗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드는 것이다.

제주에는 아무리 많은 양의 물이 흘러 들어가도 흘러 넘치지 않고 마치 밑 빠진 독처럼 물이 한없이 들어가는 '숨골'이라 불리는 곳들이 많다. 지질학자들은 숨골이 동굴 또는 동굴이 붕괴된 곳(동굴 함몰지), 흘러나온 시기가 다른 용암이 서로 접하거나 만나는 경계부분, 뜨거운 용암이 흘렀던 길(용암유로), 수직·수평으로 깨진 암석 틈(수직, 판상절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주도 지하수 이용량

제주도 지하수 시설수

▶제주의 지하수량은=농어촌진흥공사와 수자원공사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제주도에 내리는 연간 총강우량은 33억8500만t∼35만1600만t의 범위이고 하천이나 지표를 통해 바다로 유출되는 직접유출량은 총강우량의 19∼20%에 해당하는 6억3800만t/연∼7억300t/연이다.

또한 증발산작용을 통해 대기중으로 손실되는 증발산량은 직접유출량보다 많은 총강수량의 33∼37%(11억8300만t/연∼12억5600만t/연)이고, 지하수 함양량은 총강수량의 44∼46%인 14억9400만t/연∼16억3000만t/연의 범위이다. 이와 같은 제주도의 지하수 함양률은 우리나라 평균 지하수 함양률 18% 보다 훨씬 높은 값일 뿐만 아니라 미국 하와이주의 오아후섬 보다도 높은 값이다.

▶1일 이용 지하수량=제주의 지하수량은 얼마나 될까?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 전체로 보았을 때 1일 이용 가능량은 약 177만t이며, 이 양은 하루에 지하수로 보충되는 빗물의 41%에 해당하는 양이다. 즉 지하수가 마르지 않고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1일 약 땅속으로 들어가는 400만t의 빗물 중 59%(약 240만t)는 지하에 그대로 남겨둔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177만t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는 지하수를 제외하면 가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원이 없다. 해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도 지하수이며 어승생저수지의 물도 어리목 계곡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이다. 결국 우리들이 매일 이용하고 있는 물 전부가 지하수인 것이다.

2017년말 기준 제주도 지하수 관정은 4818개로 취수허가량은 1일 157만9000t이다. 지속이용가능량(176만8000t)의 89%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도내 지하수 관정은 4823개로 적정이용 가능량은 1일 176만8000t이다. 하지만 허가한 취수량은 적정 가능량의 91%인 161만5000t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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