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심장의 허기 채우려 쓴 단편들… 다시 삶

[책세상] 심장의 허기 채우려 쓴 단편들… 다시 삶
제주 문혜영 첫 소설집 ‘전갈자리 아내’
  • 입력 : 2019. 12.20(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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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문혜영 작가는 신춘문예 당선이 끝이 아니었다고 했다. 20년 간 글을 써왔고 마침내 2007한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가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것이 고통을 안겼다. 작가는 뒤늦게 "당선작을 이겨낼 좋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창작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시, 소설, 수필 등 닥치는 대로 글을 쓰며 작업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부단히 애썼다는 그가 첫 소설집을 내놓았다.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을 표제로 내건 '전갈자리 아내'다.

창작집에는 10년 동안 써온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소설을 써야만 숨통이 트일 것 같은 시절을 건너며 심장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하나둘 완성해간 작품들이다.

'전갈자리 아내'는 아내와의 외적 갈등과 화자의 내면의 소리를 전갈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그려냈다. '충격적인 내용의 작품'이라는 심사평(오성찬)을 들었던 소설이다. '거미'는 '전갈자리 아내' 이후 10년 만에 쓴 작품으로 그 시간 만큼 수많은 퇴고를 거쳐 세상 밖으로 나왔다. '탄탄한 문장력이나 구성력'(안수길)을 갖춘 소설로 2017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당선됐다.

주인공을 해저 깊이 숨어사는 물고기에 빗댄 '아이스 피쉬'도 문학상 수상작이다. 2016년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상을 받은 소설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속에 특별함을 담아냈다. 연쇄살인을 다룬 '중독', 성폭력에 노출된 유년의 그늘을 짚은 '숲', 반려동물을 통해 이 시대 소외된 공동체를 돌아본 '아주 가벼운 인사', 사랑의 시간성을 탐색한 '포르말린', 평범하지만 빛나는 인생의 순간을 포착한 소품같은 글 '로제트'도 볼 수 있다. 파우스트. 1만3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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