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포스트 코로나’보다 우선인 정기인사

[백금탁의 백록담] ‘포스트 코로나’보다 우선인 정기인사
  • 입력 : 2020. 08.03(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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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는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를 가로지르는 도로 한가운데 위태롭게 서 있는 듯하다.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서로 바라보는 입장차가 이렇게 다르니 말이다.

의회는 특위를 구성해 적극 대처하려는 반면 위기 속에 처한 도민의 생존과 직결한 이번 사태를 총괄해야 할 도청은 한낱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방관자'의 자세다. 이들에겐 도민들의 고통이야 남의 일이고, 오는 19일 예정된 민선7기 후반기 정기인사 결과가 더 중요한 일인 듯 싶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사태가 벌써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경제 침체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며 제주경제는 만신창이 신세다. 관광객이 줄며 제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가 휘청이고 기업은 물론 가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의회는 코로나19 사태의 위기를 감지하며 '포스트 코로나 대응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제주의 산업구조의 취약성 등 도민들이 걱정하는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제주는 물론 전국 나아가 전 세계가 모두 힘든 환경 속에서 코로나19 이후의 대응을 선제적으로 한다면 도민들의 안정적 삶을 보장하는 반등의 'V'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제주도정은 어떤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정책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수장인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정을 등한시 한 채 대권도전에 몰두하며 중앙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고, 공직자들은 "현재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이 포스트 코로나와 연결된 것"이라며 대응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제주로 유입되는 사람들은 점차 줄고 있다. '제주 드림(Dream)'을 꿈꾸던 정착민들은 하나둘씩 짐을 싸고 제주를 떠나고 있다. 제주에 대한 좋았던 인상보다는 어렵고 힘들었던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함께 갖고 말이다.

제주의 매력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 위기에 처할수록 제주의 매력은 무엇인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우리 모두는 '보전'과 '개발'의 양면성을 지닌 '시소게임'이 아니라 최소한의 개발 속에 청정제주를 보전하며 그 속에서 지속가능하고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직관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제주도정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제주에는 이미 인공물이 과잉 상태다. 도로며 건축물이며 기반시설은 충분하다. 일부 개발론자들이 뜻을 같이하는 정치권과 맞물려 개발논리를 펼치며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다. 여기에는 공존·공생의 의미가 없다. 나 혼자, 내 주변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만이 넘쳐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본과 원칙이다. 국민들이 행동으로 보여줬던 '촛불혁명'은 단순하게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었다. 정치의 신뢰성 회복에 대한 외침이었다.

원 도정의 하반기 정기인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인사 결과보다는 공직자로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길 바란다. 녹봉을 먹는 사람들이 선거나 인사 때마다 남의 자리를 기웃거린다면 반성해야 한다. 특히 이 급박한 시기에 공무원의 본분을 잊은 채 출세에만 관심을 둔다면 자신들의 가족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다. <백금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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