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맞불 작전

[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맞불 작전
  • 입력 : 2020. 08.06(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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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1일부터 송악산 정상부 자연휴식년제를 1년 간 연장하고, 백약이오름은 2년간 신규로 출입을 제한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백약이오름 정상 봉우리는 들어갈 수 없으며 정상부 앞 탐방로까지만 오를 수 있다. 무단출입 시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6월 백약이오름의 훼손이 심각하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 오름을 찾은 많은 관광객이 보였고 각종 방송에 소개되며 관심받는 여행지가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상부에는 붉은 송이층이 노출돼 유실이 심각했다. 주변에서 지켜보니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사진에 잘 담기는 배경을 찾아 정상부 이곳저곳을 옮겨다녔다. 또 '점프 샷'이라 불리는 공중에 뛰어오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명이 반복적으로 뛰어오르기를 했다. 발길에 쓸려 깎이고 사람들의 체중 그대로 오름 위로 떨어지면서 충격을 가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인터뷰한 관광객들의 공통점은 오름의 생태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초지로 덮인 것이 아닌 붉은 송이층이 드러난 모습을 보고 "원래 오름은 이런 곳인 줄 알았다"고 여러 명이 말했다. 방송도, 방송에 나온 그 누구도, 풍경과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는 것은 알려줬지만 오름을 지키며 탐방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백약이오름 뿐만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인기 있는 오름이 생겨난다. 방송과 SNS를 타고 핫플레이스가 되면 사람들이 몰린다. 자연휴식제, 탐방객 제한 등 근본적인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하지만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올바른 탐방법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 사람들을 불러들인 방송과 SNS를 역이용해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맞불 작전이 필요하다. <김도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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