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견뎠더니 이번엔 태풍… 농작물 피해 우려

폭염 견뎠더니 이번엔 태풍… 농작물 피해 우려
한달 전 파종한 당근과 10~15% 정식 마친 양배추 등 생육기
강풍과 집중호우로 휠쓸리면 월동무 대파로 과잉생산 우려도
  • 입력 : 2020. 08.24(월) 18:07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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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 동부지역 태풍피해. 한라일보DB

낮 최고기온이 30℃를 훌쩍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며 월동채소의 적기 파종에 어려움을 겪던 농가들이 이번엔 제8호 태풍 '바비'의 북상 소식에 바짝 긴강하고 있다. 파종한 지 한달이 채 안된 당근과 이달 중순 이후 메마른 땅에 물주기를 하며 정식한 양배추, 브로콜리 등은 비바람이 몰아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파종을 마친 농작물의 피해가 클 경우 농가에선 대체작물을 대파할 수밖에 없어 특정작물로의 쏠림현상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24일 제주시에 따르면 콩, 더덕, 당근은 현재 100% 파종을 마친 상태로 한창 생육중이다. 감자와 월동무, 양배추, 브로콜리 등은 현재 예상면적의 10~20% 정도에서 파종이나 정식을 마친 상태로, 아직 뿌리가 제대로 활착하지 못한 농경지도 적잖은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바람에 뿌리가 흔들리거나 침수될 경우 상품성이 떨어지고 생산량이 감소하게 된다. 또 농경지 피해가 상대적으로 커 폐작 상황일 경우 대파가 불가피하다. 7월 하순부터 구좌읍 지역을 중심으로 파종이 이뤄진 당근은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 태풍피해가 발생할 경우 9월 중순까지는 파종이 가능한 월동무를 대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과거에도 월동무 과잉생산을 불렀던 적이 여러번이었다.

 특히 지난 5월 실시한 주요 채소류 재배의향 조사 결과 2020~2021년산 제주시 지역 월동무 예상재배면적은 1730㏊로, 작년(1673㏊)보다 3.4%, 평년(1525㏊)보다 13.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홍기 구좌읍 평대리장은 "태풍이 불면 비바람에 생육기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태풍이 북상해 제주가 영향권에 든다고 해 농가마다 걱정"이라며 "당근은 피해가 클 경우 농가에서 대부분 월동무를 대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 22~23일 한림과 한경 지역에 비가 내리자 일부 농가에서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정식하다 태풍 북상 소식에 중단한 상태"라며 "태풍 피해로 파종이나 정식한 농작물이 유실피해를 입을 경우 대신 파종할 수 있는 농작물이 한정적이라 특정품목의 생산과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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