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은 예상대로 강력했습니다. 제주를 지날 때 태풍 강도가 '매우 강'(초속 44~54m)으로 덮쳤습니다. 바람의 위력만 강한 것이 아닙니다. 비도 많은 양이 내렸습니다. 일부 지역은 1000㎜가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말 그대로 물폭탄입니다. 태풍 마이삭은 이처럼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하면서 제주 전역에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우선 바람이 거셌습니다. 태풍 마이삭이 2일 제주에 가장 근접할 때 최대풍속이 초속 45m로 강도 '매우 강'의 세력을 유지했습니다. 이날 서부지역 고산은 순간최대풍속 초속 49.2m의 기록적인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또 제주시 초속 37.1m, 새별오름 초속 38.1m, 우도 초속 32.2m, 마라도 35.9m의 강풍이 불었습니다.
비 역시 엄청난 양이 내렸습니다. 제주를 통과하면서 당초 기상청이 예상했던 400㎜보다 갑절 이상 많은 1000㎜가 넘는 비를 뿌렸습니다. 1일 0시부터 3일 오전 4시까지 산간지역의 강수량은 한라산 남벽 1033.0㎜, 영실 958.0㎜, 윗세오름 955.0㎜를 기록했습니다. 시설물 파손 등 바람 피해는 물론 비 피해도 상당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알다시피 제주를 지나는 태풍이 갈수록 사나워지고 있습니다. 강풍만 몰아치는 것이 아니라 비도 물폭탄처럼 퍼붓고 있어 걱정입니다. 이번에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넘쳤습니다. 특히 제주시 도심을 관통하는 한천과 병문천 등이 범람 직전의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들 하천 상류지역 곳곳에 저류지까지 만들었지만 여전히 침수피해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주도는 우선 가장 현실적인 침수 대책부터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이젠 비가 내렸다 하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무섭게 내리니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