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청렴과 거리먼 도정 권력자들의 삶

[고대로의 백록담] 청렴과 거리먼 도정 권력자들의 삶
  • 입력 : 2020. 09.1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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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에 나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최고의 덕목은 청렴이라고 했다. 그만큼 성품과 행실이 높고 밝으며 탐욕이 없어야 흐트러짐 없이 공직을 수행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목민심서'는 그가 18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저서로 목민관, 즉 수령이 지켜야할 지침을 밝히면서 관리들의 포악한 정치를 비판한 책이다. 오늘날에도 '목민심서'는 공직사회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에게는 일반 국민이나 다른 직업인보다 높은 윤리규범과 청렴결백이 요구된다.

지난 1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편법 용역수주', 부실용역 등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는 김상협 제주연구원장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고영권 정무부지사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녹색성장환경비서관과 기획관 등을 역임한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은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 이사장 출신이다. (사)우리들의 미래는 기후변화, 인구변동, 한반도 이슈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3대 핵심 요소로 삼고, 그 중 기후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관련 국내외 협력 사업을 통해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국제 학술회의를 기획 및 개최해 정책적 제안을 도출하는 싱크탱크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리들의 미래'는 제주도로 부터 1000만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 받아 용역을 수행할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주도학술용역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피하기 위해 제주테크노파크 등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용역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자신들을 정책적 제안 '싱크탱크'로 소개하고 있지만 이들이 수행한 일부 용역의 표절률은 최대 47%에 달했다. 특히 2017년엔 1억6900만원 짜리 용역을 4개월만에 만들어냈고 그동안 활동자료를 취합한 수준의 용역 결과물을 제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용역비를 '눈먼 돈'으로 생각한 것이다.

고영권 정무부지사도 일반인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공직자윤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지가 상승을 노리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기 위해 매입했던 비축토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토지를 매입하고 지난 2019년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해안에 국내 유명가수 BTS 슈가 형 카페 '공백' 주변 농지 등 토지를 집중 매입했다. '공백'이 제주의 명소로 부각될 경우 엄청난 부동산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그는 '공백' 운영에 참여한 인물들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백'에 BTS가 참여한다는 사전정보를 인지해 토지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목민심서 '서문'에 이런 말이 있다.

"수령은 본인이 되고 싶어서 되면 안되고, 많은 백성이 천거해서 돼야 한다. 권력을 가지고 싶거나 혹은 그 지위를 이용해 금력을 얻고자 하는 이들, 더 나아가 무능력해서 백성을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이들은 절대 수령을 해서는 안된다."

제주도 공무원들은 오늘도 '청렴하게 살아가자'는 기고문을 언론사에 부탁하고 있는데 제주도정의 핵심 권력자들이 살아온 삶은 청렴과 거리가 먼 저잣거리 시정잡배 수준인 것 같아 아쉽다. <고대로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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