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이 온 가족과 이야기 꽃을 피우는 즐거운 명절이 아닌 '우울한 명절'로 다가옵니다. 보름 앞으로 온 추석 고물가는 벌써부터 비상이고, 코로나19사태 장기화속에 추석연휴기간 방역도 큰 우려를 낳아 가족이 함께 하거나 나들이 등을 최대한 자제해야 할 명절이 될 상황입니다.
정부는 최근 추석부터 한글날까지의 연휴기간인 이달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강력한 방역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미 추석연휴기간 일부 휴양지 숙박시설 예약이 몰리면서 방역강화의 취지를 무색케 할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 조치와 방역 협조를 적극 당부하고 나선 겁니다.
제주도 역시 일찌감치 추석 명절 귀향·여행 등 이동 자제를 호소한데 이어 연휴기간 공공시설 일시적 운영중지를 다음달 5일까지 연장키로 했습니다. 당초 14일 종료예정이던 공공시설 일시 운영 중지조치가 추석연휴 감염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입니다. 추석 추모객들로 붐빌 양지공원도 총량 사전예약제 도입으로 예약을 못하면 추모의 발길도 참아야 할 상황입니다. 추석연휴기간 이동이나 다중집합 자제를 해야 할 상황이다보니 종래의 풍성한 한가위 명절은 당연 기대키 어렵습니다.
추석을 맞는 주부들 심정은 더 타들어갑니다. 올해 봄철 이상 저온과 역대 최장기 장마, 연이은 3개 태풍 등 최악의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가격 폭등을 불러와 차례상 비용이 크게 상승중입니다. (사)한국물가정보 조사결과 올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을 전년대비 전통시장 16.5% 오른 27만500원, 대형마트 24.7% 오른 40만4730원으로 각각 나왔습니다.
이래저래 우울한 명절이 될 공산이 큽니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가족 친척간 훈훈한 명절이자, 건강과 희망을 전하는 추석이 되도록 지혜롭고 슬기롭게 맞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