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철의 월요논단] 도민이 제주지역개발 방향을 결정해야 할 때다

[양영철의 월요논단] 도민이 제주지역개발 방향을 결정해야 할 때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 입력 : 2020. 10.26(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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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지금 향후 10년 동안 제주지역 개발의 방향과 전략을 위한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토연구원과 제주연구원 중심으로 내년 5월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본인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지역개발계획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지만, 이번 계획수립은 전과는 많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는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다. 도민 100여 명 이상이 참여하는 도민참여단을 구성해 4차례에 걸쳐 제주지역발전 방향에서부터 전략까지 백지상태에서 논의하고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시된 내용은 개발의 축소와 환경보존이 단연 앞선다.

둘째는 도민참여단만이 아니라 도의회, 도청 등 중심기관들도 미리 개발 방향이 성장을 최대한 축소하고 환경보존 등 내부관리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국가 정책 중의 하나인 국제 자유도시라는 명칭에 맞는 개발보다 제주지역개발관리, 즉 환경보존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서 도민참여단 의견과 일치한다.

때문에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개발계획은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는 내생적 개발 방향이 중심이다. 사실 지금의 제주투자 환경은 국외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자본도 유입되기가 불리한 조항과 분위기들이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많다. 국제 자유도시를 추진할 때 무관세(no tax), 무비자(no visa), 무규제(no regulation)라는 3무를 얼마나 강조했던가. 그런데 지금은 이와는 많은 차이가 나고 그래서 투자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됐다. 개발의 방향이 외생이냐 내생적 개발이냐는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다만 이 방향은 주민들이 수용해야 하므로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개발의 방향은 주민의 소득과 삶의 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을 축소하고 환경보존을 강조하면 주민소득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제주도민의 소득은 2018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약 3000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중에 11위다. 1위인 울산의 6500만원에 비하면 2분의 1수준이다. 지금 계획의 방향으로 가면 이보다 순위가 더욱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제주개발은 수십 년 동안 외부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해 왔다. 대부분의 다른 지역과 이웃 국가들이 제주개발과 거의 비숫하다. 본인 역시 내생적 개발을 줄곧 주장해 왔지만, 내생적 개발은 제주도 개발이 오랫동안 외생적 개발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그 뿌리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제야 내생적 개발의 구호인 경제와 환경의 조화,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으로 급회전은 단순한 제주개발의 후퇴가 아니라 개발동력의 단절을 의미한다. 개발동력의 단절은 경쟁력 상실과 이어져서 제주도민의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제주개발은 환경을 보존하는 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단순한 주장보다는 주민의 삶을 고려한다면 경제개발과 사회개발에 중점을 두면서 이전보다 환경을 보존하는 정책들이 도입돼야 한다. 제주도는 아직은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에 국제적 규모의 경제개발, 국제수준의 사회개발은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살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주가 살고, 도민의 보통 수준의 삶이나마 유지될 수 있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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