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제주 밀입국 사건을 두고 "해안 경계망이 뚫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전방 해안에서 근무해 본 이들이라면 제주와 전방의 경계 환경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안다. 필자는 해병 초병으로 서부전선 해안경계를 경험했다.
전방 해안(김포·강화 등)은 철책과 열상감시장비, 촘촘한 초소 배치로 침투 자체를 차단하는 '폐쇄형 경계'다. 반면 제주는 해안선이 약 250㎞에 달하는 개방된 생활공간이다. 관광객, 어민, 레저 활동이 뒤섞인 환경에서 전 구간 통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제주는 '막는 경계'가 아니라 '가려내는 경계'다.
특히 소형 고무보트는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고 파도 잡음에 쉽게 묻혀 탐지가 어렵다. 야간의 저고도 이동까지 더해지면 어떤 해안이라도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이를 단순한 경계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기술적 한계를 간과한 평가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결국 검거됐다는 사실이다. 112 신고와 수사망이 작동하며 침투 이후까지 대응이 이뤄졌다. 이는 제주 경계가 '사후 검거까지 포함한 통합 방위 체계'임을 보여준다.
이제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대안이다. AI 기반 이상 항적 탐지, 드론 순찰, 소형 표적 대응 기술 등이 그 해법이다.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왜 못 막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정밀하게 가려낼 것인가. <김황수 제주해안경비단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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