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보기가 민망하고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어른들이, 아니 지도자들이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놓고 다투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다른 예산으로 그런다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의 동냥을 위한 교육 예산을 갖고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2021년도 교육비 특별회계 본예산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 240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및 시행령 등에 따라 교육청 114억원(47.5%), 교육부 97억원(40.5%), 제주도 29억원(12%)의 부담액을 정했습니다. 교육청은 이 비율대로 내년 무상교육 예산에 세입으로 잡았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부당하다며 무상교육 예산 부담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내년 예산안 편성 전에 교육행정협의회도 가졌으나 결렬됐습니다. 결렬된 이유는 제주도가 법적으로 규정된 고교 무상교육 부담액을 줄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주도는 내년 예산에 고교 무상교육 항목은 아예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주도도 할 말은 있을 겁니다. 이유없이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나오는 예기를 보면 제주도는 도세 전출비율을 높여줬으니 그것으로 사용하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교육청의 입장은 다릅니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법으로 정해진 법정 전입금이어서 부담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소지는 있을 수 있지만 제주도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제주도가 예산을 갖고 '갑질한다'는 인상이 짙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도의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 때 교육청 고위 관계자가 예산 협의 때마다 모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습니다. 오죽하면 그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제주도는 군말 없이 무상교육 예산을 흔쾌히 지원하길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