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환영 못 받은 '제주학생인권조례'

어디서도 환영 못 받은 '제주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TF "허울뿐인 조례" 지적
제주교총 "반대서명 묵살… 폐지해야"
  • 입력 : 2020. 12.29(화) 16:5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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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아닌 제주도의원이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어느 곳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학생인권조례TF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3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서 가결된 학생인권조례는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허울뿐인 조례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당초 학생인권조례는 도내 고교생 531명을 비롯한 1002명이 도의회에 청원 서명부를 제출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어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지난 18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부공남)가 이를 부의하지 않고, 교육위가 자체적으로 만든 대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찬반 갈등이 깊어 교육위원회가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는 사항들을 삭제·수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학생인권조례TF는 "가결된 조례에는 출신 국가, 용모, 가족 상황, 성적 지향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또 인권 옹호관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며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독립적 기구의 설립 역시 불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례를 수정한 도의회 교육위는 본인들의 정치적 안위만 고려하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기본적 권리와 자유마저 뒷전으로 보내버린 것"이라며 "나아가 교육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이유로 선출된 교육의원은 이번 사태로 존재 이유를 스스로 져버렸다"고 지적했다.

 학생인권조례TF는 "절망적인 인권의식으로 차별과 권리 침해를 정당화하는 교육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향후 모든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진정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했던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도민 8880명의 반대서명을 완전히 묵살해버린 교육위를 규탄한다"며 "조례에 있는 독소조항이 제거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이는 진실을 감추고 도민을 속이려는 악의적 기망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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