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조치가 미흡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진다.
국회 법사위는 7일 오전 법안소위를 열고 이런 내용의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안을 처리했다.
책임자는 '징역 1년 이상, 벌금 10억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여러 명이 크게 다친 산업재해의 경우 경영책임자는 7년 이하 징역형이나 1억원이하 벌금형에, 법인은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각각 처해진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산업재해가 아닌 대형참사인 '중대시민재해'의 경우에도 경영책임자와 법인이 동일한 수위로 처벌받는다.
중대시민재해의 처벌 대상에서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 바닥 면적이 1천㎡ 미만인 다중이용업소 등이 제외된다.
학교시설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제정안은 또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기업을 지원하도록 하는 조항도 넣었다.
반면 애초 발의안에 있던 '인과관계 추정' 조항이나 공무원 처벌 특례규정 등은논의 과정에서 없애기로 했다.
중대재해법은 공포된 지 1년 뒤 시행된다. 다만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공포일로부터 3년 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중대재해법 처리는 지난달 11일 정의당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27일 만이다.
정의당은 애초 취지에서 크게 후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국 사업체 중 5인 미만이 79.8%, 50인 미만이 98.8%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알맹이 없는 중대재해법'이 됐다는 입장이다.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의 정의규정 역시 대표이사가 아닌 안전담당 이사 등 하급자 또는 하도급 관계 등으로 책임을 돌릴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도 원청업체에는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며 "공기단축을 요구하고 사업에 실질적인 관여를 한다면 도급의 형태에 포섭돼 중대재해법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의원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할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국민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 여러 가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하지 못한 경영책임자 처벌을 명문화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