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이라고 다 같은 감귤이 아니다"

"감귤이라고 다 같은 감귤이 아니다"
겨울철 대표과일 '옛말'..품종별 수확 시기 다르고 맛도 달라
온주감귤·레드향·한라봉·천혜향 알고 먹으면 건강에 도움
  • 입력 : 2021. 01.12(화) 11:34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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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온주감귤

겨울철 대표 과일 하면 떠오르는 게 감귤이다.

 감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집콕' 생활이 잦은 요즘 면역력을 높이는 등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감귤에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1∼2개만으로 하루 권장량 60mg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이 부족해지기 쉬운 겨울철에 감귤을 많이 먹어야 하는 이유다.

 감귤이라고 해서 다 같은 감귤이 아니다.

 품종도 다양하고 수확시기, 재배장소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과 명칭도 달라 자칫 혼동하기 쉽다.

 잘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감귤이다.

 제주에는 온주감귤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다양한 감귤을 재배하고, 품종별로 수확하는 시기와 맛있는 시기도 각기 다르다.

 ◇ 편하게 즐겨 먹는 온주감귤

 제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하고 사람들이 편하게 즐겨 먹을 수 있는 감귤은온주감귤이다.

 온주감귤은 수확 시기에 따라 '극조생감귤', '조생감귤', '중만생'으로 나뉜다.

 극조생감귤은 가장 빨리 수확하는 것으로 10월 중순부터 수확 출하한다. 일반 조생보다 당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가장 먼저 출하되기 때문에 싱싱하고 상큼한 맛을느낄 수 있다.

 조생감귤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수확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감귤이다. 대부분의 감귤이 조생감귤에 속하며 껍질이 얇고 매끄러워 잘 벗겨진다. 중만생은 가장 늦게 수확해 출하하는 품종이다. 12월에 수확한 뒤 저장했다가 이듬해 출하하는 형태를 취한다. 가장 늦게 수확하는 감귤로 예전에는 많았으나 지금은 조생으로 바뀌는 추세다.

 시기상 늦어도 온주감귤을 1월까지는 모두 수확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폭설이 내리는 경우 수확 시기를 놓쳐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온주감귤은 재배장소에 따라 노지감귤, 타이벡감귤, 하우스감귤로도 나뉜다.

 노지감귤은 밭에서 직접 재배되는 감귤로, 제주 감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지감귤은 수확시기에 따라 극조생·조생·중만생 등이 있다.

 타이벡감귤은 토양 피복 자재인 타이벡(부직포의 일종)을 과수원 토양에 덮어 재배한 감귤이다. 타이벡은 잡초와 해충을 차단해 농약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햇빛을 90% 이상 반사해 감귤을 잘 익게 하고 당도도 일반 감귤보다 높아 맛이 좋다.

 하우스감귤은 비닐하우스에서 난방으로 온도를 조절해 재배한 감귤이다. 노지감귤보다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은 감귤로 4월에서 10월까지 출하한다. 속껍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많고 산도도 낮아 식미감이 좋다.

풋귤.

 사람들이 혼동하는 감귤 중에 풋귤이 있다.

 풋귤은 감귤의 기능성 성분을 이용할 목적으로 이용되는 덜 익은 온주감귤을 말한다. 제주도는 해마다 풋귤의 출하 시기(8월 1일∼9월 15)를 조정해 정해진 시기 안에서만 출하를 허용하고 있고, 출하 농가도 제한하고 있다. 제주 재래감귤 품종인'청귤'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풋귤'이란 이름을 달았다.

 정해진 시기 외에 풋귤을 출하하면 비상품 감귤로 분류돼 해당 농가는 과태료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풋귤은 완숙과에 비해 구연산이 3배나 높아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없애주고, 신진대사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부 노화와 비만을 억제하는 폴리페놀 함량이 완숙과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항염·항암 기능, 치매 예방 효과가 큰 플라보노이드 성분 또한 완숙과 보다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 외국산 오렌지 물러가라 만감류 나가신다

 외국산 오렌지와 필적할 정도로 크고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만감(滿柑)류 감귤도 있다.

 만감류는 온주감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익는 감귤이라는 뜻이다.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만감류는 온주감귤보다 크고 당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만감류의 선두주자는 역시 한라봉이다. 일본 과수연구소에서 감귤의 일종인 청견과 폰칸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제주에서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재배 초기에는 일본 명칭을 따라 부지화로 불리다가 한라봉, 탐라봉 등 여러 이름이 붙어 혼선이 일자 생김새가 한라산 정상 모양과 닮아 1998년 한라봉으로 명칭을 통일했다. 수확기는 12∼5월로, 다른 만감류와 비교해 껍질이 두껍지만 손으로 껍질을 벗기기 쉽다.

 2000년대 초 제주에서 본격 재배된 천혜향은 한라봉을 육성한 일본 과수연구소에서 청견·앙콜에다 마코트란 품종을 교배해 육성했다. 천혜향도 초기에는 일본 말세토카로 불리다 천리 밖에서도 향이 난다는 의미로 천리향으로 이름을 바꿨다. 수확기는 1∼3월로, 과실의 품질이 고르고, 과실 모양이 약간 평평하며, 껍질이 얇은 게 특징이다.

한라봉.

 제주에선 한라봉, 천혜향의 조기 출하 예방과 공급조절을 위해 3월 이후 출하 물량에 대해 출하조절 장려금을 지원한다.

 '한라봉과 천혜향 모두 일찍 수확할 수 있는데 왜 3월에 출하하라고 장려금까지주는 걸까?'하는 의문이 생길 만 하다.

 한라봉, 천혜향은 출하를 일찍 할 경우 신맛이 강해 오히려 단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과실의 특성상 신맛을 주는 산 함량이 낮아지고, 단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완숙시기인 3월 이후 출하해야 고품질 제주 만감류로서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한라봉과 천혜향이 완전한 맛을 갖출 때까지 농가가 출하 시기를 늦추도록 장려한다.

 한라봉과 천혜향 외에도 다른 만감류도 있다.

 레드향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껍질을 벗기는 것도 무난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제주에서 재배한 레드향은 일본에서 서지향과 한라봉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처음에는 감평이란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다가 레드향이란 이름을 달았다.

 수확기는 12∼2월로, 껍질이 얇고 껍질이 뜨는 현상이 거의 없어 상품성이 높다. 다른 감귤에 견줘 주황색이 진하다.

 황금향과 청견도 일본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황금향은 남향과 천초, 청견은 궁천조생과 크로비타오렌지를 교배한 것이다.

 12월에 수확하는 황금향은 과형이 둥글고 껍질은 약간 벗기기 어려우며 속에 씨앗이 들어 있다.

 황금향은 수확 시기를 늦출수록 맛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처음에는 달콤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묽어지기 때문에 수확시기가 지나면 상품화할 수 없다.

 청견은 과실 표면이 일반 감귤보다 매끈하고 오렌지보다 껍질이 두껍지만, 알맹이는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수확기는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다.

 청견의 경우 제주에선 많이 재배하지 않아 물량이 나지 않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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