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빗댔다가 여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조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올린 글에서 고 의원이 최근 연합뉴스TV에 출연해지난해 총선 때 서울 지역구(광진을)에서 맞붙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계산에 능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며 "선거공보물에 허위학력을 적은 혐의, 선거운동원 자격 없는 주민자치위원의 지지 발언을 게재한 혐의에도 무탈한 것만 해도 겸손해야 마땅할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익표 정청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1명은 27일 기자회견을 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막말", "명백한 성희롱", "듣도 보도 못한 저질스러운 망언"이라며 조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차원의 입장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정춘생 공보국장은 페이스북에서 "역대급 망언, 희대의 망언, 여성 비하"라면서"여성 국회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다니 국회의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도 나왔다. 김근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촌철살인은 막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도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글을 삭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를 통해 "작년 4월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수석대변인 시절에도 같은 표현을 썼다"며 "전체적 맥락을 보지 않고 (표현을)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응수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라며 사과를촉구하면서 "어설픈 '성희롱 호소인 행세'는 박원순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 대한 가해란 점을 잊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조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 위기를 넘겼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면죄부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남을 헐뜯고,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말을 내뱉고, 재산을 속여 국민을 속이는 일이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가 아님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