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밀한 의학적 평가 후 처방 이뤄져조현병·조울증 약물 중단은 심사숙고자의중단은 증상 악화·재발로 귀결통상적 치료 용량은 의존성 미미해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 밖에도 약을 선택적으로 복용하거나 갑자기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약에 대한 거부감은 자신에게 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심리로 유추할 수 있다.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지만 병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신은 병이 아니다'라고 얘기해주는 곳을 찾아가게 되고, 결국 검증되지 않은 시술 및 치료법으로 인해 오히려 병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진료 현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과 관련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양현주 교수의 도움을 얻어 몇 가지 정리한다.
양현주 교수.
▶나는 조울증인데 간질환자가 먹는 약을?=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약 질병과 다른 종류의 약이 처방된 것으로 오해해 처방된 약이 잘못된게 아니냐며 불안, 당혹감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약의 종류는 간단히 세분하면 우울할 때 쓰는 항우울제, 불안·불면에 쓰이는 항불안제, 환청·망상 등의 정신증에 쓰이는 항정신병약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은 뇌신경계의 여러 부위에 작용하면서 복합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에 같은 진단명이라도 경우에 따라 쓰이는 약의 종류가 다르다. 단편적으로 예를 들면 같은 우울증 환자라도 불면이 심한 경우가 있고, 과다 수면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낮 동안에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 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환청, 망상 등의 정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동일한 진단명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증상과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약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신의학적인 면밀한 평가 후에 치료적으로 필요한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약물로 개발됐으나 다른 과에서 많이 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하는 특정 항우울제는 통증에 효과가 좋아 내과, 정형외과, 통증의학과에서 많이 쓰이고 '부프로피온'이라는 항울제는 흡연 욕구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내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금연치료제로 쓰이기도 한다.
▶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되는가=증상 조절이 잘 되면 약물 감량 및 중단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불안, 불면이 주증상인 경우 일시적으로만 약을 투약하기도 하고, 처음 발생한 공황장애나 우울증의 경우 증상 관해(완화) 후 일정기간이 지났음에도 재발이 없는 경우 악물 중단을 고려한다.
한편 조울증, 조현병의 경우는 약물 중단이 조심스럽다. 개인의 경과에 따라 약을 끊었을 때의 위험이 큰 경우 적정용량으로 복용을 지속하는게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은 약을 언제까지 먹느냐가 아니라 증상이 없는 상태로 가능하면 오랜 기간 잘 지내는 것이다. 가장 우려하는 바는 스스로 괜찮다고 판단해 약물을 중단한 이후 증상이 재발하고 결국 만성화돼 좋지 않은 경과를 보이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을 먹는 기간은 각자의 진단과 증상, 경과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문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를 하는게 바람직하다.
▶약을 마음대로 조절하거나 끊으면 안되는가=대개 단기간 약물 복용 후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경험하는 경우 하는 질문이다. 그나마 진료실을 찾아 묻는 건 참 다행이다.
문제는 병원을 찾지 않고 스스로 중단하는 경우다. 실제로 우울증은 4~6주 이상은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고,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최소 6개월간은 투약을 하다가 주의 깊은 감량을 시도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이 높다.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은 뇌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몇 주에서 몇 개월의 투약이 필요하며, 그동안 각자에게 맞는 약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게 된다. 만약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불편감을 경험한다면 초기 부작용은 대개 일시적이거나 다른 약물로 변경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상의 후 조절하는게 바람직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약은 의존성이 있다는데=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계열 약물의 경우 의존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치료 용량에서는 의존성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드물게 개인에 따라 약물 의존 성향이 강한 기질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술 문제가 있는 경우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 용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술이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술 문제를 다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내성, 의존을 치료하는 것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다. 그만큼 촉각을 세우고 처방을 하기 때문에 치료 현장에서 처방 받는 경우는 걱정을 덜어도 될 듯 하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치료를 주저하고 있다면 그러한 불안감까지도 주치의와 상의함이 현명한 방법이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건강 Tip]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어떻게 사용하나요?
새 제품은 식용유 묻혀 닦아야 안전산성·염분 많은 음식은 보관 주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조리기구'에 대한 사용법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서 식품을 조리해 먹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환경 친화적인 스테인리스 조리기구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최근 안내했다. 이번 안내는 '식의약 바로알기' 다섯 번째 순서로 마련된 것이다.
stain(녹)+less(없는)의 뜻을 갖고 있는 스테인리스는 녹이 쉽게 생기지 않고 내구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냄비 등 조리기구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몇 가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금속의 표면을 깎거나 매끄럽게 하는 재료인 연마제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새로 구입한 제품에는 연마제 성분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종이타월에 식용유를 묻혀 깨끗이 닦아야 한다.
이어 수세미로 잘 닦이지 않는 탄 자국이나 찌든 때는 식초를 희석한 물을 넣고 충분히 끓인 후 닦아내면 제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스테인리스도 물기가 남은 채 보관하면 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건조해 보관하고 녹을 제거하려면 금속의 녹이나 얼룩을 제거해주는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조리한 음식을 그대로 두지 말고 식품용 용기에 옮겨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산성 식품(식초, 토마토 등)이나 염분이 많은 음식(절임, 젓갈류)을 금속제 주방기구에 장시간 보관하면 용기 표면에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상생활에 안심을 더할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안전 정보를 적극 발굴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사용 정보는 식품안전나라 누리집(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