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찾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내 생선판매코너. 이태윤기자
"설 명절 대목이라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오일시장을 찾아주셨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물건을 구입하질 않네요."
7일 설날 전 마지막 장이 열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도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방문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뒤,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좋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진열된 상품을 세심히 살피고 있었다. 상인들은 가지고 나온 상품을 팔기 위해 양손으로 진열된 물건을 들고 홍보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일시장 내에서는 "음식을 취식하시는 분들께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강조하는 안내방송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핫도그, 호빵 등 요깃거리를 구매한 방문객들은 많은 인파가 몰려 복잡해진 시장을 빠져나온 뒤 인근 공터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제수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과일코너와 야채코너 그리고 생선판매대 였다.
오일시장에서 수년간 야채를 판매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이번에 손님이 더 많이 온 것 같다"며 "(손님들이)많이 와서 좋은데, 경기가 어려운 탓인지 예전만큼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찾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내 야체코너. 이태윤기자
생선가게 상인 B씨는 "설 명절을 맞아 제수 용품을 사려는 손님들이 생선코너에 몰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가족모임이 어려지는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차례상 차리기 역시 간소화되면서 옥돔 등 생선 수요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이날 하루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은 방문객은 1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평균 5만명에 달하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방문객 수의 3/1수준으로, 여전히 전통시장이 경기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철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상인회장은 "명절을 앞둬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과일코너와 생선코너 등에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의류 등 기타 코너는 여전히 매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더욱이 최근 지역 내에 들어선 중·대형 마트로 인해 제주지역 전통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풀리면 오일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인회에서는 지속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 홍보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