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재해보험 품목 확대 절실

농작물 재해보험 품목 확대 절실
지난해 도내 23개 품목 보험 가입률 51%로 처음 절반 넘어
시범사업 후 2020년 본격시행된 당근·월동무는 80%가 가입
농업인들, 초당옥수수·노지 만감류·비트 등으로 확대 요구
  • 입력 : 2021. 03.03(수) 18:1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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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으로 침수된 제주지역 농경지. 한라일보DB

특정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태풍, 폭설 등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아지면서 농작물 재해보험에 대한 농업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에서 재배면적이 높아지고 있는 초당옥수수를 비롯해 노지 만감류, 비트, 콜라비, 더덕 재배농가들은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보험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농작물 재해보험을 판매하는 NH농협손해보험 제주총국에 따르면 2001년 농어업재해보험법에 근거해 도입된 정책보험인 농작물재배보험 도내 가입률이 지난해 51%로 처음 50%를 넘어섰다. 도내 23개 보험가입 품목 재배면적(4만2815㏊) 중 2만1858㏊가 가입한 것으로 2018년 보험가입률 21.5%, 2019년 38.7%에 견주면 눈에 띄는 증가율이다. 피해농가에 지급된 보험금도 2018년 296억원에서 2020년 54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가입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가입률 100%를 기록한 벼(가입면적 9㏊)와 고추(16㏊)에 이어 ▷원예시설 83.8%(4146㏊) ▷당근 82.3%(1090㏊) ▷월동무 79.4%(3791㏊) ▷가을감자 70.2%(824㏊) ▷메밀 67.4%(355㏊) ▷양배추 65.3%(1131㏊)를 기록했다. 브로콜리는 49.1%(624㏊), 감귤은 35.6%(7153㏊)의 가입률을 기록했다.

 최근 몇년 새 기상청의 예보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자주 발생하고,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한창 생육중인 농작물이 강력한 태풍피해에 자주 노출되며 보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농작물 재해보험이 본격 시행된 월동무와 당근의 경우 보험 가입률이 단기간에 80% 안팎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정부와 제주도가 보험료의 85%를 지원하면서 농업인은 15%만 부담하면 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처럼 농작물 재해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보험 대상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이 적잖다. 최근 고소득작목으로 떠올라 애월·한림·한경 등 서부지역에서 재배되는 초당옥수수는 재배면적이 2018년 63㏊에서 2020년 260㏊로 증가하면서 재해보험 가입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옥수수 중에서도 미백2호, 미흑찰 등의 9개 품종은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초당옥수수는 현재까지 미포함 상태다. 또 노지 만감류(2019년 기준 재배면적 643㏊), 비트(228㏊), 콜라비(476㏊)도 현재 보험 대상품목이 아니다.

 NH농협손해보험 제주총국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보는 농업인이 증가하면서 농작물 재해보험이 안정적인 영농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초당옥수수의 경우 제주에서 재배면적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농작물 재해보험 희망농가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지난해부터 농협손해보험 본사 등에 보험 품목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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