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앞두고 제주 법정에서 못난 아들을 선처해달라는 부정(父情)이 발현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1)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에서 12월 사이 해외에 있는 성명불상자에게 코카인과 헤로인, 대마초를 주문한 뒤 항공우편 등을 통해 수령하고, 이중 일부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진술에 나선 김씨는 "지난 몇개월 동안 (범행을) 뼈 아프게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장 부장판사는 "그 다짐은 방청석에 있는 아버지에게도 해야 한다. 좋은 음식과 옷 사주는 게 효도가 아니다.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김씨의 아버지가 방청석에서 일어나 "아들 사춘기 때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다. 데리고 키우면서 하나하나 다시 가르치겠다.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호소했고, 피고인석에 앉은 김씨는 고개를 숙여 눈물을 훔쳤다.
장 부장판사는 "곧 어버이날이다. 피고인은 부모님을 어떻게 기쁘게 할지 고민 좀 해봐라"면서 선고기일을 다음달 11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