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섬 유일의 '장의차량'이 무관심 속에 결국 폐차되는 운명을 맞고 있다. 노후화로 수 년째 방치되다 결국 폐차되는 것인데, 주민들은 궁여지책으로 개인차량을 이용해 운구에 나서고 있다.
6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추자도 장의차량이 조만간 폐차될 예정이다. 제주시가 추자면에 전달한 해당 장의차량은 2005년에 생산된 것으로, 십여 년 전 추자도에 들어와 운영되다 수 년 전 고장으로 멈춰섰다. 운영 기간이나 고장 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차량에 대한 기록을 찾기가 힘들어서다.
장의차량 운영 당시에는 마을 청년회가 고인을 모시고 제주시내로 나갔다. 추자도에는 장례시설이 없어 불가피하게 배를 타고 제주시로 넘어가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 년 전 장의차량이 고장나면서 주민 개인차량을 이용해 고인을 제주시내로 모시고 있다. 전문 장의차량이 아니다 보니 고인의 마지막 길이 더 서글프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추자면 관계자는 "장의차량은 공업사에 있는데, 곧 폐차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추자도에는 장례시설이 없기 때문에 신규 장의차량 도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마을 어르신들 대부분은 건강이 악화될 경우 미리 제주시내 병원 혹은 노인시설에 입소한 뒤 돌아가신다. 하지만 1년에 한두 분은 마을에서 임종을 맞는다"며 "언제까지 일반차량으로 고인을 운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내년도 추자면 예산안에 신규 장의차량 도입 예산이 반영될 예정"이라며 "해당 예산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제주시청에서 열린 안동우 제주시장의 '찾아가는 소통의 날' 당시 추자면 주민들은 안 시장에게 신규 장의차량 배치를 건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