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형의 한라시론] 같이 경험케 하자

[유동형의 한라시론] 같이 경험케 하자
  • 입력 : 2021. 05.27(목)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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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주말농장 농막을 하나 마련했다. 물론 그전에 10년 동안 이런 저런 땅들을 보며 주말농장용 토지를 알아보았다. 주위에서 집 짓는 과정들을 보면서, 행복하고자 집을 짓는데도, 정작 집짓는 과정에서 생각이 다르므로 가족들끼리 서로 다투고 의가 상하는 것을 많이 봤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같이 경험하자였다. 부동산 정보를 보고 매물이 있으면, 먼저 부동산 사무실에 연락해서 기본 정보를 수집하고, 그 중에서 어느 정도 맘에 드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려줘서 좋다고 하면 주말에 다 같이 직접 둘러보러 임장을 갔다. 처음에는 내가 지식이 제일 많고 다른 가족들은 별로 아는 것이 없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말을 해도 알지 못하니 동문서답하고 해서 의견을 모으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도 계속해서 임장을 했고 임장을 거듭할수록 관련 지식과 경험이 비슷한 수준이 되자, 서로 의논도 잘 되고 결정 단계에서도 의견이 잘 모아졌다. 그렇게 3년에 걸쳐서 대략 100개의 매물을 보았다. 관심 있는 지역의 매물을 100개 정도 보니까, 사진만 봐도 사진 속의 산 모양과 길을 보고서도 이것이 어느 지역인지 알 정도가 되었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 무엇이고, 고려할 항목들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어느 날 구입 자금이 준비되고 매물을 계속 알아보는데, 관심 매물이 있었다. 부동산에 확인해서 위치를 알아내고, 주말에 곧바로 임장을 갔다. 현장에 가서 매물을 보는데 모두가 똑같이 한마디로 '맘에 든다'였다. 주변산세, 마을과의 거리, 상하수도, 도로, 남향터, 도시와의 거리 등을 고려했는데, 지금까지 봐온 매물 중에서 제일 맘에 들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족회의를 해서 구입하기로 결정을 하고, 곧장 부동산에 연락해서 계약금을 입금했고 다음날 계약서를 쓰고 땅을 구입했다. 뒤에 들린 얘기다. 1주일 전에 한분이 와서 1주일만 기다려달라고 하였는데, 그분이 1주일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8일째날 우리하고 계약이 됐다고 한다. 우리랑 해약을 하고 자기들이랑 하게 해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다고 하는데, 부동산에서 '상도의상 그것은 안된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 좋았다면 그분도 맘에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차이로 이 땅을 얻게 됐다. 내가 늘 성공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여러 번 쓴 맛도 봤다.

이런 중요한 결정의 순간들이 우리에겐 정말 많다. 나 혼자 결정하는 것도 어렵지만 한 팀이 같이 일을 할 때 일사분란하게 무엇하나 결정한 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현장직과 관리직이, 직무별로 자기의 상황과 위치에 따라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같이 일을 하다가 갈등이 생긴다. 이때는 서로 입장 바꿔서 일을 경험해 보면 대화가 된다. 내 입장만 주장하지 않게 된다.

역지사지란 말이 있듯이 입장을 바꿔서 경험케 해보자. 며칠이라도 좋고 1주일이라도 좋다. 같은 경험은 같은 생각을 낳고, 같은 생각은 같은 목표를 낳고, 같은 목표는 좋은 성과를 낸다. 같은 경험이 성과를 결정한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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