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수산저수지. 한라일보DB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제주지역 저수지 7곳 가운데 5곳이 수질문제와 활용방안 부재 등으로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제주지역 저수지는 서부지역 6곳, 동부지역 1곳 등 총 7곳이다. 이중 제주시 한림읍 지역 3곳은 지난해말부터 녹조현상이 발생해 농업용수 공급이 임시 중단됐고, 제주시 애월읍 지역 2곳은 1980년대 지하수 관정 개발이후 공급 기능을 사실상 상실해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2018년 조성된 한림읍 옹포리 지역의 동명·지향·상대저수지 3곳은 바다로 흘러가는 용천수 일부를 저수지에 저장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3곳 저수지의 총 저수량은 63만t으로 제주시 한림읍 지역 11개 리 마을 전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녹조현상이 발생하면서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녹조개선 사업이 이뤄지면서 현재까지 농업용수 공급이 임시 중단된 상태다.
녹조현상은 호수나 저수지 등의 정체된 수역에 축산폐수 등에 다량 함유된 질소나 인 성분의 영양염류가 과다 유입돼 부영양화로 인한 용존산소 결핍현상 등으로 물색깔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옹포리 지역의 저수지 원수인 용천수 수질검사 결과 총 질소(T-N, 1이하)는 10가량으로 기준치의 10배, 총 인(T-P, 0.1) 역시 0.15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녹조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1960년에 조성된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위치한 수산저수지와 1954년 조성된 광령저수지는 논 농사 도입 목적으로 조성돼 농업용수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지하수 관정 개발이 이뤄진 이후 논농사가 밭농사로 바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용이 줄었고, 최근에는 농업용수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 녹조현상이 발생한 동명·지향·상대 저수지에 예산 8억원을 투입해 녹조 저감 시설 등을 최근 설치 완료했으며 내달 1일부터 정상 공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실시한 수질 검사에서도 질소와 인의 성분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녹조 저감 시설 등이 설치되더라도 향후 녹조현상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림읍 지역 마을회와 간담회를 통해 녹조 저감 개선 사업 기간에는 단수키로 결정하고 공급을 일시 중단한 것"이라며 "현재 녹조현상이 해소됨에 따라 내달부터 용수 공급을 정상화하고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량관리를 최소화해 용수를 탄력적으로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산·광령 저수지와 관련) 현재 해당 저수지는비상소방용수와 가뭄 대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이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제주도의 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을 통해 활용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