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성의 편집국 25시] 구간단속은 빛 좋은 개살구?

[강민성의 편집국 25시] 구간단속은 빛 좋은 개살구?
  • 입력 : 2021. 06.24(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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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구간단속이 늘어난다. 기존 10구간 카메라 24대에서 24개구간 카메라 53대로 갑절 이상 늘린다.

경찰은 운전자들이 단속장비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식 과속'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차량 주행속도는 줄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구간단속 장비 확대는 고정식 단속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 2018년 감사원에 따르면 구간단속 장비 설치 후 사고 건수가 42.1%, 인명피해는 45.35%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5·16도로 및 1100도로, 첨단로 등에 구간 단속 장비를 10월 중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제주시 연삼로의 경우 구간단속이 신제주로터리 부근에서 구세무서 사거리 인근까지 설치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건소 사거리 우회 등 단속을 피할 방법은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연삼로는 신호등도 많아 과속을 하더라도 신호에 걸리면 수분 정도가 소요돼 구간 단속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5·16도로에서도 구간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첨단과학기술단지 방면으로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속을 하는 차량들의 대다수가 첨단과학기술단지로 우회했다.

구간단속에 대해 도민들은 부정적인 입장이 많다. 주변 운전자들에게 물어보면 오히려 구간단속이 생기면서 정체로 인한 답답함 등 불편한 점을 토로하고 있다.

이처럼 구간단속은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정책을 발표하기 전 가장 기초단계인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

구간단속 확대 취지인 '안전'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강민성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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