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무숙의 한라시론] 디지털 전환시대, 여성의 일과 포용적 성장

[민무숙의 한라시론] 디지털 전환시대, 여성의 일과 포용적 성장
  • 입력 : 2021. 06.24(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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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의 막이 열렸다. 올해 제주포럼은 포용적 번영이 키워드이다. 디지털 기술의 확장이 전 세계 산업과 일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포용적 번영, 포용적 성장의 화두에 대해 다각도의 논의와 성찰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특히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킬 것이며, 이에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이후로 세계와 일상을 재편할 것이라는 국제기구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환경에서 포용적 성장의 핵심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한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주고 성장의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돼 경제 성장, 소득 양극화 해소,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편리함과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계층 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 여부는 포용적 성장의 지표가 될 것이다.

그동안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나 아직도 많은 여성은 전통적 직업군에 편향돼 있거나 불안정한 일자리,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다양한 많은 여성기업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소규모, 자영업, 전통적 산업군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기업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성기업들의 디지털 대응력은 현저히 낮으며, 또한 여성들의 고용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많은 경우 디지털 문해력이 낮으며, 교육훈련의 기회는 더욱 부족한 이들에게 팬데믹 이후 변하게 될 새로운 일자리나 일터의 방식은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각국의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2019년 '디지털시대 여성참여를 위한 선언'을 한 바 있고, 이를 통해 각국의 여성참여를 높이기 위한 국가계획 수립을 권고하고, 기업과 시민단체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더욱 경주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여성들과 여성기업들의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24일) 제주포럼 세션에서 소개될 이스라엘의 'She Codes'(그녀는 코딩한다) 프로젝트는 기업과 대학과 정부(노동·사회서비스부)가 힘을 합쳐 디지털 전환시대에 여성의 대응력을 여하히 높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사업은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테크 분야 기업과 대학들이 힘을 합쳐 향후 50%의 여성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프로젝트이다. 기업은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하며, 공동체 정신을 공유한 500명의 여성들이 자원봉사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하이테크 분야 여성들이 강의자로 나서 롤모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과 종교, 학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대면과 가상의 공간이 더욱 확장될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상은 사회 문화 전반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회집단이 이 변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포용적 성장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민무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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