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시간당 1만원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올해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 시급 8720원에 비해 440원 인상된 수준으로, 월 단위로 환산(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하면 191만4440원으로 올해 대비 9만1960원 인상된 것이다.
이에 제주지역 경영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도내에서 관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직원들의 월급 줄 돈도 없어 사실상 식당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설상가상, 더욱 큰 폭의 인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으며 소상공인들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도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에 이르고, 이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상률은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셌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책임을 저임금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수백만 저임금노동자들께 원하는 만큼의 인상률을 달성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앞으로도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사회 양극화 및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편의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 일부 초단기 근로자들은 이번 인상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내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모(25)씨는 "자취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지금 알바로 번 수익으로 월세에 취업준비까지하기는 빠듯하다"며 "내년부터 조금이라도 시급이 오르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지역의 한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B씨는 "퇴근 후 투잡으로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내년부터 월 수입도 늘게 됐다"면서 "인상률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정도 오른것도 다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