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균의 한라시론]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본 우리의 길

[한동균의 한라시론]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본 우리의 길
  • 입력 : 2021. 07.15(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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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정당이자, 한 국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당이다. 상하이(上海)에서 50여 명의 당원과 대표 1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9500만 명이 넘는 당원 수를 확보했고, 모든 조직은 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말대로 중국공산당은 국가 통치의 주체이며,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동원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그런 중국공산당이 지난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았다. 한 정당이 이렇게 오래 유지되기도 힘들지만 통치 단계를 넘어 집정당(執政黨)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전례는 더더욱 없다. 당이 국가를 만들고 운영했던 특이한 역사적 경험 속에서 중국공산당은 과거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 와중에도 확고한 집권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은 가히 세계의 주목을 받을만했다고 평가된다.

아니나 다를까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강렬한 연설이 연일 화제다. 노골적이고 단호하게 "중화민족이 멸시와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외부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면 14억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하면서 날 선 발언을 이어갔고, 대만과 홍콩 문제 등에 개입하면 정면 대결을 불사할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직접적이고 거칠게 중국을 몰아붙였던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국과의 연대를 통해 치밀하게 중국을 압박하는 점을 인식해서인지 이번 연설은 미국에 대한 저항이자 선전포고로 보일 정도의 수위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뒤 가장 먼저 내세운 국정 아젠다인 '중국몽(中國夢)',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재천명했는데, '두 개의 백년(兩個一百年)'을 의미하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첫 번째 목표인 모든 인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한 만큼 이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에 매진해 국제사회에서 패권국 위치를 굳건히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처럼 미국이 들으라는 듯 강한 어조로 강경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중국은 현재 불공정 무역과 인권, 코로나19 등을 고리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의 갈등이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의 이러한 의지를 확인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세력과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내비친 이상 과거처럼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이분법적인 논리는 더는 먹히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국제무대의 중심국가로 성장한 중국은 현재를 미국 극복의 호기로 삼고 조금도 물러서려 하지 않고 있고, 우리는 일대일로 문제나 쿼드 같은 미중 대립구조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통용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중국의 변화와 그 방향, 미중 패권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갖고 선별적으로 대응해 미중을 선택의 대상이 아닌 협상과 설득의 대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 보여진다.

<한동균 한남대학교 경제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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