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ED 지상전] (16)신승훈의 '힐링 그린 랜드-해녀 춘자'

[갤러리ED 지상전] (16)신승훈의 '힐링 그린 랜드-해녀 춘자'
슬픔일랑 잊고 춘자와 함께 힐링 그린 랜드로 떠나자
너와 나인 춘자 캐릭터와 물방울 무늬 식물의 발견
  • 입력 : 2021. 08.09(월) 15:5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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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치유, 위로를 갈구하는 상황은 우리가 발 디딘 현실이 위태롭다는 걸 방증한다. 지금, 여기에서 행과 불행을 따지지 않는다면 애써 무지개 너머로 떠날 이유가 없을 게다.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경력의 신승훈 작가는 그림 속에서 '판타지'의 세계를 구현한다. 한라일보 1층 갤러리 이디(ED) 청년 작가 9인 초대전에는 '해녀 춘자', '춘자와 아가 소'란 부제를 각각 단 '힐링 그린 랜드'와 '판타지 제주 아일랜드-춘자 행복 여정(춘자와 말)'이 나왔다.

그의 작업에 맑고 큰 눈망울을 지닌 춘자가 출연한 시기는 2016년이다. 돌, 바람, 여자 '삼다도'를 모티브로 작업하던 중에 어머니에게서 영감을 얻은 춘자 캐릭터가 탄생했다. 소녀의 모습이나 해녀의 얼굴로 그려진 춘자는 기후 위기나 난개발로 위협을 받는 멸종위기 동식물과 함께하고 있다.

이들 그림에 빠지지 않은 '시그니처'가 있다. '땡땡이'로 불리는 붉은 색 물방울 무늬가 박힌 식물이다. 화면 아래쪽에 고개를 내미는 그 식물은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다. '호박'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아 작가가 상상력으로 그려낸 '치유의 식물'로 때로는 춘자의 옷에 노출되거나 텍스트 방식으로 나타난다. 숨은 그림 찾듯 작가가 화면 속에 심어놓은 상징물을 '발견'하는 과정은 그의 작품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종전 붓과 아크릴물감을 사용하던 그의 작업은 근래 오일파스텔로 바뀌었다. 손으로 문지르며 작업하는 오일파스텔은 "색과 색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재료"라고 했다. 그 덕에 농도의 층이 다채로워지고 색감은 포근해졌다.

춘자가 보여주는 세상은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했던 공간이다. 관람자들은 여행자가 되어 춘자를 따라 그곳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으면 된다. 그래서 춘자는 특정 성별을 지닌 아이가 아니라 작가의 자화상이자 '나만의 랜드'를 꿈꾸는 너와 나, 우리일 수 있다. 팬데믹 시대, 춘자는 '힐링 그린 랜드'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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