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문화광장] 영화로 보는 태평양전쟁

[김정호의 문화광장] 영화로 보는 태평양전쟁
  • 입력 : 2021. 08.10(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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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멘터리 전쟁사',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썬 킴의 세계사 완전정복' 등 전쟁사, 세계사 콘텐츠가 인기다.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는 일본제국은 석유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한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곤란을 겪던 와중에,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을 비롯해 괌, 웨이크섬, 홍콩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일대를 공격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그 당시 미국의 식민지인 필리핀 마닐라에 가려면, 비행기는 항속거리 때문에 진주만, 미드웨이, 웨이크섬, 괌을 거쳐야 한다.

'도라 도라 도라'(1970)와 '진주만'(2001)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다루고 있는데, 앞의 영화는 일본 측의 준비도 자세히 다루고, 당시 자료화면과 함께 실제 전투기 등 장비를 이용해서 아날로그로 촬영해 더 현실감이 있고 뒤의 영화는 VFX로 화면이 화려하다. '웨이크 아일랜드'(1942)에서는 일본도 중간 기착지로 활용했던 미군 비행장이 일본군에 넘어간다. '동경상공 30초'(1944)에서는 1942년 4월 미 항모 USS 호넷에서 출발한 B25 폭격기가 도쿄 한복판에 폭격하고 중국에 불시착한 뒤에 중국인들의 도움으로 귀환하는 둘리툴 공습작전을 다룬다. 일본 본토 폭격을 두려워한 일본은 미드웨이 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데, '미드웨이'(1976),'미드웨이'(2019), '돈틀리스: 미드웨이 해전'(2019)에서 미군은 1942년 6월, 일본 항모 4척을 격침한다.

1942년 8월에는 과달카날섬에 건설되는 일본군 비행장을 점령하기 위해 미 해병대가 상륙한다. '날으는 해병대'(1950)에서는 이 전투에 참여한 해병대 톰캣 전투기의 활약을 다루고, '씬 레드 라인'(1998)에서는 해병대 뒤에 상륙한 육군의 이야기를 다룬다. 과달카날섬은 1943년 2월에야 완전히 미국 수중에 들어왔다. B52 폭격기의 폭격범위에 포함되는 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서 미군은 1944년 6월 15일 사이판섬에 상륙해 90일 만에 점령한다. 오우삼 감독의 '윈드 토커'(2002)는 이 전투에 참여한 나바호 인디언 미군을 다룬다.

1945년 2월 19일 미군은 이오지마 섬에 상륙하는데, 일본 본토를 폭격한 B52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려는 의도이다. '유황도의 모래'(1950)에서는 애국적으로 다뤄지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두 편의 영화에서는 같은 전투를 양쪽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에서는 일본군 사령관 구리바야시와 일본 군인들이 부치지 못한 편지를 근간으로 이 전투를 조망하고, '아버지의 깃발'(2006)에서는 유명한 미 해병대의 국기게양 사진에 얽힌 일화를 다룬다.

1945년 4월 1일 미군은 오키나와에 상륙하는데 '핵소 고지'(2016)에서는 종교적 신념으로 총을 들지 않고 고기를 먹지 않는 비폭력주의자 도스가 육군 위생병으로 전투에 참여해 많은 부상자를 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격동의 쇼와사 총승(오키나와)결전'(1971)에서는 여고생들의 집단 폭사, 일본군의 할복, 만세 자살 돌격 등 오키나와 전투를 일본의 관점에서 다룬다. 천황의 항복선언 막후에 대해서는 '일본의 가장 긴 하루'(1967), '일본 패망 하루 전'(2015), 미국영화 '맥아더: 일본 침몰에 대한 불편한 해석'(2012), '장군 맥아더'(1977)를 보면 된다. <김정호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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