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열린마당]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 입력 : 2021. 08.10(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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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문명이 붕괴하고 천년의 세월이 지난 후 지구는 황폐해진 대지와 썩은 바다로 뒤덮인다. 설상가상 '부해'라 불리는 독기를 내뿜는 균류의 숲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마스크 없이는 단 5분도 견딜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배경이다. 오무떼는 눈이 14개나 되는 거대한 몸집의 갑각류로 독성의 포자를 실어 나르는 곤충이다. 이들이 휩쓸고 지나가면 사방은 삽시간에 죽음의 땅이 돼버린다. 영화에서 펼쳐지는 1000년 후 미래는 2021년과 너무 닮았다. 자연의 경고는 심각해지는데, 이를 모른 채 서로 총을 겨누는 인간의 모습 역시 지금의 우리와 닮았다.

제인 구달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의 출현은 수년 전에 예견됐다. 자연을 무시하고 지구를 공유해야 할 동물들을 경시한 결과 팬데믹이 발생했다. 우리가 숲을 파괴하면 숲에 있는 여러 종의 동물이 가까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질병이 한 동물에서 다른 동물로 전염된다. 그리고 병이 옮은 동물이 다시 인간과 접촉하게 되면서 인간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나우시카와 대립 구도로 설정된 투르메키아는 환경에 대한 무지와 과학기술의 남용을 상징한다. 이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나우시카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인간 스스로 환경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환경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속 나우시카는 강력하다. 뛰어난 리더십과 강단, 강인한 체력과 능력을 겸비했다. 나우시카는 결국 자기희생을 통해 오염된 지구를 구한다. 영화 속에서 지구를 나우시카가 구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나우시카가 없다. 우리 모두가 이 지구를 구할 나우시카가 돼 지구를 지켜야 한다. 그 첫걸음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사랑일 것 같다. <김동한 제주특별자치도 물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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