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돈 벌어야 먹고 살죠" 야외노동자들 폭염과의 '전쟁'

[현장] "돈 벌어야 먹고 살죠" 야외노동자들 폭염과의 '전쟁'
31일 체감온도 33℃ 웃도는 더위에도 일과 사투
노동자들 "더워도 생계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
  • 입력 : 2021. 08.31(화) 17:27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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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제주시내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미화원들 햇볕 맞으며 동네 돌아다니며 청소도
제주시 "가장 더운 2~5시 옥외작업 중지 권고"


제주지역에 푹푹 찌는 듯한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외노동자들이 더위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를 웃도는 31일 제주시 영평동의 한 공사현장에선 노동자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와 함께 안전모와 안전조끼, 팔토시, 긴바지, 안전화까지 신고 일을 하고 있었다.

31일 오후 제주시 영평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 근로자는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공사자재를 나르고 있었고, 흐르는 땀을 팔 토시로 닦거나 너무 더웠는지 물을 들이키는 이들도 목격됐다.

 더위에 지친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나와 인근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에서 쉬거나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휴게공간에는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각종 음료수가 구비돼 있었지만 열을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노동자 A씨(44)는 "마스크와 안전모까지 쓰고 작업하면 열기로 인해 어지러울 때가 많다"며 "날이 너무 더워 쉬고 싶을 때도 많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골목길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도 더위로 고생을 겪고 있다.

31일 오전 제주시 도남동의 한 골목길에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강민성기자

 이날 제주시 도남동 일대엔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쓰레기를 줍고 있는 미화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맡으며,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미화원 B씨(58)씨는 "너무 더울 땐 나무 그늘이나 공원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한다"며 "너무 덥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폭염에 따른 근로자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해 현장에 안내하고 있지만 도내 온열질환자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60명으로 집계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자체 폭염대책을 수립하고 온열질환 사전 차단을 위해 건설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열사병 예방을 위한 3대 수칙 이행과 함께 오후 2~5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화원의 경우 쿨토시, 아이스팩 등의 더위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는 용품을 지급하고 있다"며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에 폭염 시 행동수칙 등 매뉴얼이 담긴 공문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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