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른다. 감염병 시국 장기화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마음이 괜찮지 않은 것도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도 여전히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하는 냉담한 태도와 멸시를 마주하게 된다.
마음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결여된 이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 이들이 있다. 멘탈헬스코리아 피어 스페셜리스트 팀이 펴낸 '우리의 상처는 솔직하다'가 그것으로 "아픔을 딛고 일어선 청소년들의 살고 싶다는 고백"으로 채워졌다.
이 책에는 정신과 치료실과 상담실, 학교 안에서 '치료가 필요한 아이' '자해하는 애' '문제아'로 취급당하던 청소년들이 있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는 의지박약과 같은 개인적 심리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사회 등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는 문제임에도 청소년들을 고통 앞에 내버려둔 채 혼자 감당하도록 외면해왔다.
공동 저자들이 용기를 내서 자신의 사연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은 것은 정신 건강 문제를 다루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과거의 상처를 단순히 곱씹고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바꿨다. 가장 큰 위로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또래의 고통을 공감하고 지지해준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의 한 대목을 옮겨본다. "비가 오지 않아 조금씩 말라가는 큰 숲을 바라보며 슬퍼할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시들어가는 한 송이의 꽃에 물을 주고, 추위에 떠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챙겨주자. 그 누구도 당신이 숲을 살리지 못한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 받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사소하더라도 가까운 누군가에게, 또 본인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작지만 단단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면 어떨까?" 마음의숲. 1만5000원. 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