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우 목장. 한라일보DB
코로나19로 제주는 물론 국내 한우 사육규모가 사상 최대치까지 증가하며 이대로 가다간 2023년쯤부터 소값 하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 지역 축협에선 한우수급조절 대책으로 저능력 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을 통해 사육두수 줄이기에 나섰는데 축산농가의 참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13일 제주도, 농협제주지역본부,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종합하면 6월말 기준 도내 한우 사육두수는 3만5402마리로 작년 말(3만5393마리)에 이어 사상 최다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는 작년 말 322만7181마리에서 올 2분기 334만3548마리로 적정사육두수(300만~320만)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사육두수가 2023년 345만6000마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우사육 두수 증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해외여행이 막히고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외식 대신 가정에서의 한우 소비가 늘자 한우농가에서 입식을 늘린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21~7월 18일 가구당 평균 소고기 구매량은 0.68㎏으로 코로나 이전(2019년)보다 11.5% 늘었다.
수요가 늘며 한우 가격도 호소세다. 10월(4~9일 기준) 수송아지(6, 7월령) 산지가격은 마리당 488만원으로 작년 동월(444만원) 대비 9.9% 올랐다. 올들어 누계 가격은 마리당 460만원으로 작년(433만원)에 견줘 30만원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10월 4~9일 경매가격(도매가격)은 ㎏당 2만2600원으로 작년 동월(2만1000원)에 견줘 7.6% 올랐다. 2019년 10월(1만8170원)과 2020년 10월(2만710원)과 비교해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처럼 한우 사육두수가 늘며 향후 공급과잉이 우려됨에 따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주최, 농림축산식품부·농협경제지주·지역 축협 주관으로 수급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저능력 경산우(새끼를 낳은 암소) 비육지원사업'으로 전국적으로 1차(21~22년) 2만두, 2차(22~23년) 2만두 등 총 4만마리를 감축키로 하고 1차 물량을 11월 30일까지 지역 축협에서 신청받고 있다. 1차로 제주에 배정된 물량은 144마리(제주 92마리, 서귀포시 52마리)로 마리당 18만원을 지원한다. 대상은 2018년 6월 이후 출생한 40개월령 이하 경산우를 6~12개월 비육해 2022년 4월 1일~ 9월 30일 사이 도축을 희망하는 농가다. 농가당 40마리 이내에서 지원 가능하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가정내 한우 소비 증가로 소값이 높게 형성되면서 장기적으로 송아지 생산 증가로 2023년 이후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며 "농가의 신중한 입식과 자율적인 암소 감축이 필요한만큼 경산우 감축에 한우농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