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6)태흥초등학교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6)태흥초등학교
"뱀과 개구리 모두 우리와 함께 해요"
  • 입력 : 2021. 10.27(수)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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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흥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고영민 소장으로부터 파충류와 양서류 설명을 듣고 있다. 강다혜기자

어제 한라산둘레길 탐방
뱀과 거북 등 만져보며 탄성
얼굴엔 기대와 두려움 가득
길 걸으며 가을정취도 만끽

"많은 어른들이 뱀을 무서워하고 싫어해서 뱀을 보면 도망치거나 죽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방금 직접 만져봤 듯, 대부분의 뱀은 사람을 해치지 않아요. 뱀, 개구리, 맹꽁이 모두, 우리와 자연에서 함께 사는 거죠."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2021 숲길 체험 프로그램'이 26일 서귀포시 하원동 한라산둘레길 동백길(무오법정사 항일운동발상지)에서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엔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 위치한 태흥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26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양서류·파충류 등 곤충 학습에 이어 둘레길 걷기 체험 순으로 이어졌다.

첫번째 순서로 진행된 곤충 학습 프로그램은 고영민 제주양서류생태연구소장의 강의로 진행됐다. 고 소장은 붉은거북·대륙유혈목이·맹꽁이 등 3가지 종류의 파충류와 양서류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고 소장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또 골똘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설명 중간중간 천진한 질문도 이어졌다. "올챙이 땐 물 속에서 살았는데 왜 개구리가 되면 물 밖에서 살죠?", "개구리는 물 속에 들어가면 죽나요?", "왜 사람은 어릴 때부터 물 속에서 살지 않고 물 밖에서 사나요?" 등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숲길을 메웠다.

곤충 설명이 끝난 뒤 곤충을 손으로 만져보는 시간에 다다르자 호기심과 기대감, 무서움이 섞인 각종 비명과 탄성이 터져나왔다. "징그러워요", "빨리 만져보고 싶어요", "난 안 만질래요", "저부터 만져볼래요."

기다란 뱀(대륙유혈목이)과 다소 커다란 붉은거북을 쓰다듬는 아이들의 손길은 다소 거칠었던 비명과 탄성과는 달리 조심스러웠다. "세게 누르면 안돼, 얘도 아프잖아", "처음 닿을 땐 느낌이 이상한데, 부드러워요."

고 소장은 곤충 체험을 마친 아이들에게 말했다. "뱀, 개구리, 거북, 사람 중 사람이 이 지구에서 가장 늦게 태어났죠. 하지만 사람이 모든 걸 탐하고, 죽이고, 무서워해요. 오늘 뱀을 보니 무섭나요? 만져봐서 알겠지만, 대부분의 뱀은 사람을 해치지 않고 무섭지 않아요. 모든 생명체가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아요."

아이들은 고 소장의 말에 "뱀과 개구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요"라고 답했다.

곤충 체험이 끝난 뒤 아이들은 동백길을 걸으며 땅에 떨어진 솔방울, 나뭇잎, 자갈 등을 고이 모아 각자 챙겨온 비닐봉지에 담아갔다.

곽현경 교사는 "오랜만에 학교 밖으로 나와서 가을을 느끼고 뜻깊은 추억을 새기고 간다"며 "아이들이 가을이라는 계절에 대해 느끼고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정 교사는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교실에만 있던 아이들이 자연에서 체험을 통해 가을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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