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 들였는데…제주 유수율 5년간 고작 4% 향상

1400억원 들였는데…제주 유수율 5년간 고작 4% 향상
도 감사위원회, 상하수본부 감사 결과 공개
천문학적 재원 쏟아붓고도 개선 효과 미미
  • 입력 : 2021. 11.09(화) 12:1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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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500억 더 투입 "계획 재수립 하라"

제주도상하수도본부가 지금까지 약 1400억원을 들여 상수도 유수율(정수장이 공급하는 수돗물이 각 가정에 도달하는 비율) 제고 사업을 벌였지만 효과가 목표치의 10분의1 수준에 그치면서 앞으로 이 사업에 수천억원을 더 투입해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9일 공개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본부 측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402억원을 들여 상수도 유수율 개선 사업을 했지만 유수율은 2016년 44.5%에서 지난해 48.9%로 고작 4.4%포인트 향상되는 데 그쳤다.

상수도 유수율 제고 사업은 노후된 관을 교체하는 사업과 급수 구역을 일정 규모로 나눈 뒤 수압·수질을 실시간으로 감시·제어해 관망 조건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블록시스템 구축사업 등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도 상하수본부는 2020년까지 상수도 유수율을 73%까지 끌여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유수율은 48.9%에 불과해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미미했다고 도 감사위는 지적했다.

문제는 도 상하수본부가 앞으로 2025년까지 2513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이번 사업에 더 투입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도 감사위는 "(이런 상태로는) 2025년까지 잔여 투자비 2513억원을 투입해도 목표 달성은 물론 유수율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실현 가능한 목표 유수율을 설정하고, 상수도관망의 목표 유수율 유지·관리 계획을 재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된 중수도 제도 역시 큰 효과를 내지 못한채 시설물 소유주에게 상하수도 요금 감면 혜택만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건축 연면적이 6만㎡ 이상인 시설물은 물 사용량의 10% 이상을 재이용할 수 있도록 중수도를 설치해야 하며, 이 시설을 설치하는 조상·하수도 사용료의 30%를 경감 받는다.

그러나 도 감사위가 2019년 1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중수도를 설치한 14곳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6곳에서 물사용량의 10% 이상을 재이용하지 않았는데도 590만원 상당의 상·하수도 사용료만 경감 받았다. 특히 모 병원의 경우 중수도를 설치하고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 감사위는 상황이 이런데도 도 상하수본부가 개선명령을 내리지 않는등 방관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밖에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이 수질 검사를 하지 않고 오수를 방류하고 있지만 지도 감독이 소홀한 점, 직원들에게 연가보상비 등 각종 수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한 점,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지정문화재 보존에 따른 영향 검토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적발해 31건의 행정 조치와 14명에 대한 신분 조치를 하라고 제주도에 요구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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