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집값 말고 진짜 삶을 살아가는 집 이야기

[책세상] 집값 말고 진짜 삶을 살아가는 집 이야기
일다 엮음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 입력 : 2021. 11.26(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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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뛰었다, 내렸다 등 부동산 정보를 전하는 뉴스는 넘치지만 정작 사람들이 어떤 집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거의 없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등 주거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데 주거 담론은 경제적이고 형식적인 것에 치우쳐있고 매우 협소하다.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는 다른 시선으로 집을 말한다.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집의 의미 등을 담은 책으로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의 연재물 '주거의 재구성'을 깁고 보태 총 12편으로 구성됐다.

필자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집에서 탈출해 서로에게 안락한 거실이 되어주는 퀴어 이웃들과 만난 시시선, 사생활을 캐묻지 않는 곳에서 안전한 공동체를 가꾸어가는 한부모 양육자 낭미, '딸의 방'을 벗어나 주체적인 독립을 이룬 탈학교 청소년 라일락, 오래된 농가에서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농부 길날, 집을 소유하는 것보다 충실한 삶을 선택하기로 한 구정인 등 이들은 새로운 집의 조건을 말하고 다른 집을 상상한다.

에필로그에선 노동과 주거의 분리를 해체하고 가족을 다시 쓰고 고민하는 실험을 통해 더 많은 집과 더 넓은 도시를 만들어가자고 제언했다. '이웃기웃 청년 주거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낸 임경지씨는 "여성뿐만 아니라, 어떤 소수의 성별 정체성을 가졌다고 해도, 그에 구애받지 않고, 주저함과 수치심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그것이 곧 여성주거정책의 전망이자 주택·도시정책의 발전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 일다.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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