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제주-서울 고속철도 '약 될까 독 될까'

[고대로의 백록담] 제주-서울 고속철도 '약 될까 독 될까'
  • 입력 : 2022. 02.07(월) 09:12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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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연결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상안'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달 불쑥 꺼내든 이 사업은 그동안 전라남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제주~전남 해저터널 고속철도 사업의 연장선이다.

제주~전남 해저터널 사업은 지난 2007년 본격화 됐다.

전남은 폭설과 강풍 등으로 마비사태가 벌어지는 제주공항의 보완책이자 대안으로 제주-전남 고속철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기회가 있을때 마다 추진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제주에서 강력반대하면서 더 이상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제주~서울 고속철도는 서울과 호남, 제주를 연결하는 총 542.2km로 고속철도 사업이다. 이 구간중 목포, 해남~ 제주 구간은 178.3km로 이중 해저터널은 해남~보길도~ 추자도를 거쳐 제주도까지 잇는 총 73km 구간이다.

사업 추진시 제주도가 고속철도 운영권을 확보하고 제주~서울 고속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를 서귀포시로 한다는 구상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철도로 연결되는 방안도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고 있다.

제주~서울 고속철도가 추진되면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 명분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제주도는 그동안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이 초과돼 1분 30초꼴로 항공기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높고 공항건설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회생, 제주균형발전을 제2공항 건설 추진 명분으로 내세웠다.

제주~서울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현재 제주공항의 항공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어 제주공항 포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태풍과 폭설 등 기상이변으로 공항이나 항만 기능이 마비될 경우 안정적인 여객수송도 가능하게 된다.

성산포 제주 제2공항은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545만6437㎥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청정 자연환경 훼손이 불가피 하다.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신속한 유통도 가능하게 된다. 연간 760억원에 달하는 농산물 해상 운송비 절감도 이뤄진다. 심지어 직장인들은 제주~서울 출퇴근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제주섬만이 갖고 있는 정체성 상실이다. 제주 사람들은 섬사람의 자존심을 지키며 비교적 독립적인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왔다.

제2공항 건설과 제주~서울 고속철도 건설은 둘 다 관광객과 이주민 증가를 불러오게 된다. 유입 인구의 증가는 결국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제주의 독특한 문화를 더욱 훼손시킬 것이다.

긍정적인 것은 우리의 아이들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더 넓은 무대위에서 한껏 재능을 발휘하고 대담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제주미래를 위해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제주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도민들의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 터널(49.9㎞)은 구상이 나온지 2백년 만에 실현됐다. 제주~서울 고속철도, 이제부터 공론화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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