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국민들은 두 편의 경연프로그램을 지켜봤다. 한 편은 싱어게인2이고, 또 다른 한 편은 제20대 대통령선거였다. 경연을 관람한 사람들의 소감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선호하는 경연자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환호를, 그렇지 못했다면 아쉬워하거나 비탄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TV 예능프로그램인 ‘싱어게인-무명가수전 시즌2(이하 싱어게인2)’는 실력있는 무명가수들에게 유명가수로 발돋움하게끔 기회를 제공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모두 73팀이 출연해 열띤 경연을 펼친 결과 TOP3가 결정됐고, 그 중 33호 가수로 알려진 김기태가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달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허스키 보이스로 유명해진 김기태는 첫 출연 때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며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아울러 자신을 ‘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다’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꿈이 현실로 바뀐 것이다.
2위를 차지한 김소연은 1라운드 이후 매 라운드마다 추가합격과 패자부활전을 거쳐 생존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참가자들의 뛰어난 실력에 못지않게 심사위원들의 찰진 심사평도 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칭찬과 따끔한 질책을 섞어가며 참가자들에게 힘을 북돋아줬기 때문이다. SNS에선 연일 감상평 등 적잖은 감동이 있었다.
싱어게인2가 막을 내리고 아흐레 뒤인 지난 9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뽑는 경연이 펼쳐졌다. 예상대로 양강이 자웅을 겨뤘다. 게다가 초박빙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유권자들은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 발표 이후 새벽녘까지 개표결과를 지켜봤다. 새벽 2시쯤 당선 유력에 이어 새벽 3시30분쯤 당선 확실로 드러나면서 제20대 대선은 막을 내리게 됐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2등은 없다. 대통령선거든,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1등만 살아남는다. 때문에 사활을 걸고 뛰어든다. 이번 선거 역시 여야, 진영별로 총력전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와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역시 감동은 없었다. 감동이 있을 수 있는 과정도 없었고, 결과도 아니었다.
승패가 갈린 경연은 끝났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한 진영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면서 다음을 준비하고, 아쉽게 패배한 진영은 서둘러 수습을 통해 설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1일)가 그 무대이다. 어떻게 발버둥치든 선거결과는 예정돼 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치렀던 유권자들은 판세를 알기에 그 결과도 미뤄 짐작케 하고 있다. <조상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