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특별재심 열렸지만… "피해자들은 대상 여부도 모른다"

4·3 특별재심 열렸지만… "피해자들은 대상 여부도 모른다"
검찰이 청구 해주는 군법회의 직권재심 달리
일반재판은 개인이 확인 후 변호사 선임해야
억울함 푼 372명 중 일반재판은 4명에 '불과'
"1800명 추정… 유족 관심·홍보 작업 절실"
  • 입력 : 2022. 03.15(화) 15:58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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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재심 청구에 나선 제주4·3 일반재판 피해자 유족들. 한라일보DB

제주4·3 일반재판 피해자에 대한 '특별재심의 길'이 열렸지만, 정작 청구는 군법회의(직권재심)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법회의와 달리 일반재판은 피해자 개개인이 직접 재심을 청구해야 할뿐더러 당사자가 재심 대상자인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제주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현재 재심 재판을 통해 억울함을 푼 4·3희생자는 총 372명으로, 이 중 일반재판 피해자는 4명에 불과하다. 이어 이날 기준 제주지방법원 4·3 전담 재판부(형사 4-1·4-2부)가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린 사례는 군법회의 60명(청구 90명), 일반재판 47명(청구 47명·14명 검찰 항고)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앞으로 군법회의와 일반재판의 재심 건수 차이가 더 벌어진다는 점이다. 군법회의는 검찰이 2주 간격으로 20명씩 총 2530명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해주지만, 일반재판의 경우는 당사자가 재심 가능 여부 확인부터 청구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았지만 4·3단체 등은 일반재판 피해자가 최대 18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재판 피해자의 특별재심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억울하게 기소돼 유죄를 판결 받은 자'라면 청구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제주지방법원은 ▷대한민국 법원이 미군정 재판을 판단할 수 있을지 여부 ▷4·3 희생자 미인정 ▷조카가 청구권자로 가능한지 여부 ▷판결문 부존재 등에 대해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조금이나마 문턱이 낮아졌다.

A(34)씨는 "인터넷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름을 검색하니 1948년 11월 광주에서 재판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은 내용의 신문기사를 발견했다"며 "해당 신문기사를 국가기록원에 보냈고, 기록원에서 할아버지의 형사사건부를 제공했다. 현재 법조계 등의 자문을 얻어 재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4·3도민연대 관계자는 "특별법 개정 당시 군법회의뿐 아니라 일반재판 피해자에 대해서도 직권재심이 가능하도록 해야 했다. 이로 인해 재심 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재 4·3 관련 단체와 법조계에서 재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차원에서도 일반재판 재심 청구를 독려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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