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형의 한라시론] 결국 개인 역량

[유동형의 한라시론] 결국 개인 역량
  • 입력 : 2022. 03.17(목)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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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돼서 주말에 조경수 묘목을 심었다. 150그루 정도 되는 수량이라서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였다. 이틀동안 수고해서 다 심고 난 다음에 텃밭을 보니 왠지 흐뭇한 마음이 든다. 최근에 유행한다는 수종들인 서니스마라그, 에메랄드 그린, 문그로우, 블러드굿 등을 10주에서 30주 정도로 골고루 심었다. 미리 택배로 주문을 해 묘목을 받았는데, 튼실한 묘목들과 뿌리가 부실한 묘목들이 같이 섞여 있었다. 크기는 작아도 잔뿌리가 많이 난 묘목들은 포트에서 빠지지도 않을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잔뿌리가 제대로 돌지 않은 묘목들은 흙을 잡고 있는 힘이 너무 약해 포트에서 꺼내자마다 우수수 흙이 다 떨어졌다. 이렇게 잔뿌리가 돌지 않은 묘목들은 영양분 흡수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당연 성장상태가 좋지 않아 누런 빛깔을 띄며 가지도 쇠약했다. 땅에 심었을 때 잘 사는 묘목을 심으려면 잔뿌리가 잘 돈 묘목을 심으라고 한 전문가 말의 의미를 알겠다. 몇 천만원에서 수억원하는 조경수들도 잔뿌리가 잘 돌아야 이식을 했을 때 살아날 확률이 크다고 한다.

싸우는 군인들의 경우에는 병사 개개인의 기초 군사능력, 기본 정신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어도 사용하는 병사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절대적으로 전쟁 승패는 좌우될 수밖에 없다. 거대한 골리앗같은 러시아가 월등한 군사력을 갖고도 미약한 군사력의 우크라이나에게 당하는 것을 봤다. 이틀만에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워 수도 키이우를 함락할 것을 기대했던 러시아 병사들은, 목숨걸고 결사항전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훈련하는 줄 알고 왔다는 앳된 병사들이 식량, 유류보급이 끊기자 대열을 지어 러시아쪽으로 퇴각행군하는 모습이나, 고의로 기름을 다 빼버리고 장갑차를 버리고 도망치는 병사들의 모습은 마치 코미디를 보는 것과 같다. 미국이 해외 피신을 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 키이우에서 결사항전하는 대통령에서, 트랙터로 장갑차를 끌고 군에 갖다주는 시골농부에 이르기까지 전국민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러시아 군에 대항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전세계에서 자금과 무기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만드는 것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보여준 단결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무기는 비록 빈약하지만 정신만큼은 절대강자인 우크라이나군, 무기는 첨단제일인데 정신은 빈약하고 허약한 러시아군 중에서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까? 전쟁은 잔인하다. 인간세계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전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하루 속히 빨리 이런 잔인한 전쟁이 끝나길 빈다.

천연자원이라고는 거의 전무한 한국이 인적자원 하나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것과 같이, 우크라이나도 국민 개개인의 정신역량이 뛰어나기에 전쟁이 끝난 후에 국가가 크게 발전할 것을 기대해 본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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