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의 건강&생활] 봄철 잘 발생하는 조울병 극복하기

[강지언의 건강&생활] 봄철 잘 발생하는 조울병 극복하기
  • 입력 : 2022. 03.23(수)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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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병은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의기양양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조증 상태와 우울하고 무기력한 우울증 상태가 반복되는 병이다. 조증과 우울증의 양극단 상태가 반복된다 하여 양극성장애라고도 부른다. 날씨처럼 우리의 기분은 언제나 변할 수 있는 것인데, 조울병의 경우에는 기분의 심한 변화가 평생에 걸쳐서 몇 개월 단위로 반복된다. 때로는, 우울증 시기 없이 조증시기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생소한 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병에 걸릴 확률이 1~3% 정도이니 꽤 흔한 병이다.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 10명 중 1~2명은 나중에 조울병으로 최종 진단되기도 한다. 가족력이 있으며 보통 봄철에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저 변덕이 심하거나 결함이 있는 성격으로 생각해 병으로 여기는 경우가 드물어서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갖거나 도움을 주지 못해 치료받지 않는 경우 자살위험이 다른 병에 비해 높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울병은 기분이 급상승했다가 다시 급하강하는 것이 반복되는 질환이므로 그것 자체로 매우 괴로운 상태를 초래하게 된다. 더구나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심한 경우 환청과 과대망상 등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해 조현병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생긴다. 기분이 좋아지는 조증시기는 활력이 넘치니까 좋은 일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행동들이 정상적인 현실검증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이뤄지기에 매우 엉뚱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잠을 잘 자지 않고 말과 생각이 많아지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자주 싸우고,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구매하고 과소비하며, 무분별한 성행위나 음주, 도박에 탐닉한다거나 무모한 사업을 벌이는 경우들이 많아 결국 본인과 주위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위신을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조울병은 뇌의 기분조절 신경회로에 이상이 생긴 병임이 밝혀지고 있다. 신경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하거나 기분, 흥미, 의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불균형이 생기면서 정상적인 기분 조절이 안 되는 것이므로 이런 뇌의 이상 상태를 교정하기 위한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기분조절제가 진료 현장에서 처방되고 있으며 상당한 치료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발병 후 예방적 유지치료를 하지 않아 약을 끊을 경우 60~70%에서 재발을 경험하므로 자의적으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또한, 환자 스스로 해소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재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정신치료적 접근과 환경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음주나 불법적 약물의 사용은 기분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적절한 운동 등 일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지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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