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마애명.정려비 등
400여건의 금석문 소개
“보존대책·계승 신경써야”
"제주도에는 비석이 유달리 많아 비다(碑多)의 섬이라고도 한다. 설촌 역사가 길고 웬만한 마을이면 제주도 어디를 가나 비석거리라는 게 있다. 사람의 왕래가 잦고 가장 눈에 잘 뜨이는 마을의 중심지대에 공덕이 컸던 사람들의 기념비를 세웠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금석문을 매개로 삼아 옛사람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또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책머리에' 중)
홍기표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제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답사 하고, 비문 판독과 해석 및 역주 등의 작업 성과를 엮은 책이 발간됐다.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이 기획 발간한 탐라문화총서 30집 '조선시대 제주금석문(上)'이다.
책은 ▷제1장 금석문의 개요 및 제주 금석문 ▷제2장 제주 유배인 적려유허비 ▷제3장 제주 목민관 비석(군) ▷제4장 제주 정려비 ▷제5장 제주 마애명 ▷제6장 오현단 금석문 ▷제7장 기타 주요 금석문 등 총 7장으로 구성됐다. 저자가 "'조선 시대 제주 금석문' 전반에 대한 해설서"라고 소개한 이 책에서 조선 시대 목민관의 선정비를 위시해 효자 열녀를 기리는 정려비, 유배인 적거지에 세운 유허비 등 비석 253기와 마애명 150여건 등 총 400여건의 금석문을 만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유배지에 세워진 적려유허비는 현재 총 6기에 불과하지만 비교적 장문의 비음이 새겨져 있어서 제주 금석문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 그는 또 "현재 오현단의 일부 금석문 유물은 비명의 마모 정도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 판독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시급한 보존대책 마련 필요성과 후세로의 계승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때임을 역설한다.
저자는 "일찍이 제주의 옛 비에 주목하며 연구해 온 향토사학자 홍순만이 있다"면서 "제주의 금석학 연구는 그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제주의 금석문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고, 겨우 걸음마를 뗀 상태"라고 전한다.
하권은 내년 2월 출간될 예정이다.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