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의 위험신호가 되는 수면장애

[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의 위험신호가 되는 수면장애
  • 입력 : 2022. 03.30(수)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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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분 중에서 불면증이 주 증상인 경우가 매우 흔하다. 불면증 단독으로 오는 경우보다는 우울장애의 동반 증상 또는 스트레스, 내과적 질환과 연관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불면증은 일상생활에서 주관적으로 괴롭고 불편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치매와 연관된 중요한 수면장애 증상들이 쉽게 간과되고 있어 여기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야간 수면 시간의 변화이다. 저명한 저널에 발표된 국내의 한 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상이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40% 높아지고, 수면 시간이 8시간 이상이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70% 높아진다고 한다. 또 프랑스 연구팀에 의하면 50~60대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면 65세 이후 발생하는 치매의 위험이 22~37% 증가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자도 너무 적게 자도 치매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은 운동만큼이나 치매예방을 위해서 중요하다.

둘째, 렘수면행동장애이다. 렘수면은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있는 상태로 대부분 이때 꿈을 꾸는데,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 기간 동안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꿈과 관련돼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수면장애이다. 이 질환은 고령일수록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우리나라 노인들의 약 2%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물치료로 90% 정도가 호전되지만 이 병이 있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꼭 필요하다. 12년 추적 관찰했을 때 70% 이상에서 파킨슨병 또는 루이소체치매로 이행되는 소견을 보였다. 그러므로 렘수면행동장애 있는 경우 증상 치료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연관된

퇴행성질환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셋째, 지나친 낮잠이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야간 수면의 질과 양이 감소하고 낮잠을 더 오래 자주 자는 경향이 있다.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는 낮잠 시간과 빈도가 두 배 이상 증가된다. 2022년의 한 연구에 의하면 낮잠이 더 길고 더 잦을수록 알츠하이머치매의 위험이 더 높아지는데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40% 이상 증가됐다. 지나친 낮잠은 향후의 인지저하와 연관되고 인지저하는 향후의 과도한 낮잠과 연관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지나친 낮잠을 삼가는 것은 치매예방 뿐만 아니라 건강한 인지를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흔히 잠은 보약이라 한다. 노인의 건강한 수면은 신체적 건강, 정서 및 인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야간에는 규칙적으로 6~8시간 동안 숙면하고, 낮잠은 1시간 이상 자는 것을 피해야한다. 수면시 잠꼬대나 행동문제가 심하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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