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제주의 미래다] (12)4차 산업혁명기술 활용 제주 물 관리 선진화

[물은 제주의 미래다] (12)4차 산업혁명기술 활용 제주 물 관리 선진화
“지하수 이용량 데이터 확보·자동관리시스템 필요”
  • 입력 : 2022. 04.05(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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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은진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 지하수부장, 손영철 한국수자원공사 지하수물순환처 국가지하수정보센터장,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원

“제주,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 초기단계…
데이터 연결·융합 기술 활발하게 도입돼야”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제주 지하수 관리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안착시키기 위해선 도내 지하수 이용량을 신속·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우선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열두 번째 소주제로 '4차 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제주 물 관리 선진화'를 다뤘다.

토론은 지난달 28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영철 한국수자원공사 지하수물순환처 국가지하수정보센터장, 김은진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 지하수 부장이 참여했다.

이날 패널들은 현재 제주 지하수 관리에 쓰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현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활용 가능한 분야, 선행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윤(이하 사회자)=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제주 지하수관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심층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물 관리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현황과 해외 사례는?

▶손영철(이하 손)=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 관리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K-워터에서 섬진강 유역을 드론으로 촬영해 가상 공간에 쌍둥이를 설치하고, 강우 자료와 하천 수위, 유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집중호우 시 댐 수위를 결정하고 하류 지역 홍수 피해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지난 3월에 선보였다. 경기도 화성정수장에선 실제 정수정과 똑같은 가상의 트윈정수장을 만들어 모든 정수 처리 과정에 센서를 설치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자율 운영이 가능한 AI 정수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은진(이하 김)=미국의 경우 지능형 검침 인프라, ICT 기반 물 배분·운송 등의 기술을 개발해 이미 적용하고 있다. 유럽의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가상센서를 이용한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댐이나 지하수, 하수, 재용수 등의 수자원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수요자에게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는 수자원 종합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의 통합 광역화 사업과 유사한 형태다.

▶사회자=제주 지하수관리에 쓰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 현황과 앞으로 활용 가능한 분야가 있다면.

▶손=현재 제주도는 지하수 관측망에서 측정한 실시간 지하수위 수질자료들을 원격으로 전송받고 있고, 각종 지하수 조사, 연구와 현장조사 시 시추 측정 과정에서 생산되는 지하 지층 정보와 대수층 정보, 수질검사 자료 등을 지하정보시스템으로 구축해서 도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이렇게 수집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서 지하수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는 보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4차 산업 혁명기술 적용은 초기 단계로, 앞으로는 제주도의 현안 사항인 지하수 함양량과 지속 이용 가능량을 산정하거나 지하수 오염원 이동이 어떻게 되는지 규명해야 한다. 또한 제주 물순환 시스템 등 구축된 정보를 이용해서 각종 데이터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도입돼야 한다.



▶사회자=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제주 지하수 관리에 활용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사항은.

▶김=지하수에 4차 산업혁명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관정에서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해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지표수에 비해서는 좀 접근성이 떨어지고 다양한 적용이 쉽지 않은 면들이 있다. 현재 제주도의 경우는 지하수 이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농업용 지하수의 경우에는 이용량을 파악할 수 있는 수도전에 계량기 같은 것들을 수리계에서 관리하고 있어 현황 파악이 어려운 면이 있다. 관정에 설치되어 있는 유량계의 상당수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디지털 유량계가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매 시간 정확한 양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 전체의 현황 파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사회자=지하수 관리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자료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량 관리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려면?

▶손=우선 현재 축적된 지하수 관측자료를 인공지능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해 수위를 예측하고, 가뭄 시 현재 운영 중인 기존 수위측정망과 연계해 가뭄 대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 지하수 함양량을 산정하는 기법도 있고, 도내 하천을 통해 흘러나오는 수량을 측정하거나 상수도나 지하수 농업용수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을 확보하는 데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아울러 현실 지하수 순환 과정을 가상공간에 쌍둥이로 만드는 가칭 '제주도 지하수 디지털 트윈 구축'에 활용될 수도 있다.

▶사회자=수질 문제와 지하수 오염 문제와 관련,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효과는.

▶김=수질 관리를 위해선 지하수 수질 관측망을 확대하고 장기간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나 지하수 오염 관리는 모니터링에 기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오염을 발생시키는 질산성 질소나 염소 이온농도 등은 물 속에 녹아있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농어촌공사가 제주도의 지하수 수질 전용 측정망 구축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사회자=유수율 제고 사업에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데, 선결 사항이 있다면.

▶손=유수율을 높이기 위해선 수돗물을 공급하는 노후 관망 교체가 시급하다. 관망 전산화도 병행돼야 한다. 이를 토대로 블록을 구축하고 누수 탐사, 수압 관리, 스마트 미터링 등 모든 과정에 실시간 센서를 부착해서 이 자료를 전송할 수 있는 사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또 전송된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제주도 같은 경우 수압 관리와 누수 탐사가 어렵기 때문에 제주 지역 특성에 맞는 관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노후 관망을 교체하고 전문 인력에 의한 유지 관리가 없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유수율이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사회자=농업용수 관리에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방안 또는 선결 사항이 있다면.

▶김=제주도는 육지부와 달리 농업용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농업용수 관리 측면에서 지하수위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지하수위가 일정 수위까지 떨어지면 자동으로 용수 공급을 일시 중단하고, 기준치로 회복되면 다시 자동으로 용수를 공급하는 자동화된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농어촌공사에서 농업용수 자동 물 관리 시스템을 통해 농업용수를 관리하고 있고, 드론을 활용해 수리시설 누수 여부 또는 주변 토사의 붕괴 여부 등 안전 점검·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회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주를 4차산업 핵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상수도·지하수 관리에 좋은 기회인데,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지하수와 상수도 관리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손=제주를 4차산업 핵심도시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스마트 물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지하수 관리 선진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물 전문가가 아닌 빅데이터·인공지능 전문가들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개방이 필요하다. 핵심적인 사업으로는 현재 제주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수율 제고 사업이 차질 없이 수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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