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와 곡물가 인상 등으로 제주지역의 4월 소비자물가가 5%대까지 치솟으며 1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에서 구입빈도가 높은 축산물에서부터 휘발유와 경윳값 등 석유류까지 전방위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국제곡물의 공급망 차질로 인한 국제식량가격 상승 등으로 고물가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4월 제주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5.5% 올랐다. 2008년 9월(6.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앞서 4개월 연속(작년 11월~올 2월) 4%대 상승률에서 3월엔 5.1% 오른데 이어 4월엔 그 폭을 더 키웠다.
물가 상승은 휘발유 등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주도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9.0% 상승해 2008년 10월(9.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경유(39.7%), 휘발유(23.5%), 등유(61.2%), 자동차용LPG(28.1%)가 두 자릿수의 오름세를 보였다.
전기료(11.0%)와 도시가스요금(2.2%)은 물론 서비스요금 중 하수도료(8.7%)와 주차료(442.3%)도 올랐다. 원재료비 등 경비 상승에 외식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생선회(외식:16.5%), 된장찌개백반(10.5%), 치킨(6.7%) 등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비 상승은 한국소비자원이 매달 공개하는 참가격에서도 확인된다. 4월 도내 김치찌개백반(8125원)과 칼국수(8500원)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비싸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삼겹살(100~250g)도 1만5250원으로 가장 비쌌다.
맥주(5.6%), 소주(8.2%), 막걸리(13.8%) 등 주류 가격도 예외없이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 대비 1.9% 상승했는데 돼지고기(10.0%), 수입쇠고기(17.8%), 국산쇠고기(4.5%)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을 골라 작성한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5.9% 올랐다. 신선채소와 과실 중 가격이 내린 품목 영향으로 신선식품지수는 0.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