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값 인상분 지원한다던 정부 생색내기

비료값 인상분 지원한다던 정부 생색내기
정부 추경안에 국비 고작 10%…80%는 농가·농협에 전가
한농연도연합회 "국비 분담률 높이고 생산비 경감대책을"
  • 입력 : 2022. 05.13(금) 15:49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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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 대란과 수입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비료가격이 급등하자 올해 초 무기질비료가격 인상분을 정부가 보조해 농가부담을 낮추겠다던 국비 보조율이 10%로 확인되면서 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원비율 중 상당부분을 농업인과 농업인이 조합원인 농협 등으로 전가하며 정부 지원은 말뿐이고, 농업계가 알아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정부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의 80% 지원에 600억원을 배정했다. 분담률은 국비 10%, 지방비 10%, 농협 60%로, 농업인 자부담(20%)을 포함하면 인상분의 80%를 농업인과 농협이 떠안아야 한다. 특히 농협 분담률 60%를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이 반반씩 부담하게 될 경우 지역농협의 초과지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1월 무기질비료 가격은 작년 1월에 견줘 평균 102.3% 올랐다. 20㎏ 포당 요소(그레뉼)는 작년 1월 9250원에서 올들어 2만8900원으로 212.4% 올랐고, 21-17-17은 1만1000원에서 2만6300원으로 139.1% 상승했다. 코로나발 소비침체에 제주에선 올해 초 줄줄이 채소류 시장격리로 농가소득이 줄어든데다 인건비와 자재값 상승으로 생산비가 늘어난 농가 입장에선 비료값 인상분의 20% 부담도 큰 상황이다.

도내 농업계는 비료가격 인상분 중 국비 10% 지원에 대해 생색내기나 다름없다며 강력 반발하며, 분담률을 계획대로 재조정하고 농축산업 분야 생산비 경감을 위한 지원 검토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이하 한농연)는 13일 성명을 내고 "지난 3월 이뤄진 비료가격 상승분 절반 지원계획(정부 30%, 지자체 20%, 농협 30%, 농업인 20%) 약속을 어기고 분담률을 정부 10%, 지자체 10%, 농협 60%, 농업인 20%로 조정해 농업인과 농협에 전가하고 농업분야 배정 예산을 대폭 줄였다"며 "일방적인 분담률 조정을 통해 확보한 약 1800억원의 재원은 농업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활용돼 농업 홀대에 이은 무시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농연은 이어 "분담률 증가에 따른 농협의 수익 감소는 결국 농협의 농업인 지원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농협 조합원, 즉 농업인의 호주머니를 털어 농업인을 지원한다고 생색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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