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꽃이 피면 나는 우네

[김연덕의 건강&생활] 꽃이 피면 나는 우네
  • 입력 : 2022. 06.01(수)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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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 피네 / 꽃이 피네 / 갈 봄 여름 없이 / 꽃이 피네" (김소월의, '산유화' 중에서)

김소월 시인의 말씀대로 한국의 산하는 갈 봄 여름 없는 꽃잔치다. 꽃 피는 계절을 누구나 반길 것 같아도, 남몰래 눈물 훔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러지 환자들이다. 눈물 뿐인가. 재채기에 콧물에 온몸을 벅벅 긁어대기도 하니 남의 속 모르는 이들은 저지레라 하겠다.

알러지 반응은 외부 물질에 대해 필요 이상 예민하게 반응해 염증을 일으키는 과민 반응이다.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땅콩이나 우유, 사과, 복숭아 같은 음식물,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화학물질, 하다 못해 햇빛이나 찬 공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알러지를 유발하는 물질, 즉 항원을 알레르겐이라 부른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알러지는 다중 알레르기 항원 동시 검사(Multiple Allergen Simulataneous Test, MAST)나 피부 첩포 검사, 피부 단자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통해 수십 수백 가지의 알레르겐들을 찾아낸다.

청정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에 비해 먼지와 공해물질이 적어 제주에 와서 알러지가 씻은 듯 사라지는 사람도 있지만, 삼나무나 귤나무, 동백나무 기생충과 같은 복병 때문에 없던 알러지로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

알러지성 결막염은 알레르겐이 눈의 결막에 접촉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눈이나 눈꺼풀이 가렵고, 충혈되며,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꾸 눈을 비비면 결막(흰자)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경우도 있고, 눈꺼풀이 붓기도 한다. 지저분한 손으로 눈을 비비면 다래끼 같은 감염성 눈꺼풀 질환이 찾아오므로 주의하자. 보통은 비염과 동반 발생하지만, 눈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알러지 반응은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겠지만 정확한 항원을 찾지 못하거나 피할 수 없는 환경일 때가 대부분이라 증상 치료에 중점을 둔다. 알러지성 결막염은 증상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비만세포안정제, 스테로이드, 혈관수축제 성분의 안약을 사용하게 되며, 더 필요하면 먹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냉찜질은 가려움증을 완화시킨다.

해마다 알러지를 맞이하는 이들은 해당 시기에 미리 비만세포안정제 안약을 사용하면 일부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증상이 호전된다. 꽃가루 알러지의 경우,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알러지성 결막염에 콘택트렌즈 사용이 금기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렌즈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거나 그 자체로 알러지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알러지성 결막염이 발생했다면, 굳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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