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필의 한라칼럼] 곶자왈 숲은 무엇이 다를까?

[송관필의 한라칼럼] 곶자왈 숲은 무엇이 다를까?
  • 입력 : 2022. 06.07(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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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곶자왈은 찔레꽃이 시들고, 달콤한 쥐똥나무, 인동 등의 꽃내음이 걷는 동안 코를 자극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벌의 날갯짓 소리가 요란할 때인데 유독 2022년 올해의 숲에서는 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는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 유추할 수 있으며 환경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곶자왈은 용암이 만들어낸 대지로서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빈약한 지역이다. 용암대지는 토양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긴 시간동안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용암지대에서의 식물 생장은 용암이 깨져 틈, 우연이 빗물이 고일 수 있는 오목한 곳, 깨진 돌들이 마주보며 토양과 물이 머물 수 있는 공간, 지의류가 자라면서 습기를 품을 수 있는 지역 등에서 시작된다. 그렇지만 공간이 협소해 토양이 퇴적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곶자왈 숲은 지역에 따라 그 시간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비가 많고 날씨가 따뜻해 식물생장이 빠르고 낙엽층이 쉽게 발달하는 지역과 날씨가 추워서 식물생장 늦고 토양층 발달이 어려운 지역에서의 숲은 몇 백 년이 차이를 보일 수 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곶자왈 식물의 자랄 수 있는 지역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생장하는 식물의 거리가 무의미하며, 자라는 지역의 토양 발달도 더뎌 개체 성장이 늦어지면서 제주말로 '자왈'이라는 형태가 긴 시간동안 나타난다. 현재 곶자왈에 형성된 숲은 긴 시간 동안 사람 손길에 의해 파괴됐다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지역으로 용암지대 숲 형성이 긴 시간동안 주변 종자들이 들어와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기존에 자리하고 있던 식물들이 자라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숲 형성과정이 토양이 있는 발전하는 경우와 유사한 곳도 있다.

토양이 있는 지역에서의 숲의 형성은 비교적 많은 영양분이 토양에 존재하기 때문에 비가오고 토양이 굳어지면 싹이 나고 자라기 때문에 좁은 지역에서 많은 개체들이 자라게 되며, 생장이 빠른 개체는 성숙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개체들은 경쟁에서 밀려 사라진다.

현재 제주의 곶자왈은 800년 간의 방목을 했던 지역으로 숲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평지성의 용암대지에는 비교적 많은 토양이 덮여 있기 때문에 토양이 있는 지역의 숲 형성과정을 갖는 반면 암괴가 쌓여 있는 지역은 아직까지 토양발달이 빈약해 기존에 잘려나갔다가 맹아가 올라오면서 숲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곶자왈 지역의 숲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숲보다 긴 세월동안 만들어진 숲이다. 그리고 곶자왈은 화산섬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서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용암대지 위에 숲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교육의 현장으로 제주도 면적의 약 6%인 곶자왈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송관필 농업회사법인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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