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문섬 일대 암반·산호 훼손 심각… "관광잠수함 때문"

서귀포 문섬 일대 암반·산호 훼손 심각… "관광잠수함 때문"
녹색연합 문섬 수중 조사 결과 발표하고 대책 촉구
해송·긴가지해송 등 법정보호종 산호 9종도 확인
"문화재청 관리 소홀 인정하고 위반 여부 조사를"
  • 입력 : 2022. 06.08(수) 15:16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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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관계자들이 8일 제주도의회에 기자회견을 열고 문섬 일대 수중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도영기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귀포시 문섬 일대가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해 수중 암반 및 산호 훼손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섬 북쪽면 동서 150m, 수심 0~35m에 대한 수중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수중 암반이 잠수함 충돌로 긁히거나 무너지며 지형 훼손이 발생했고, 수심 20m의 잠수함 기착지에는 의도적 지형 훼손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4월과 5월에 걸쳐 서귀포 문섬 북쪽면 일대에 대한 수중 조사를 실시했다.

녹색연합은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 구역에서 잠수함 충돌로 수중 암반이 무너진 현장도 있었고 수중 직벽의 돌출된 부분은 잠수함에 긁혀 훼손된 상태였다"며 "이는 관광잠수함 운항 과정에서 조류와 가시거리를 무시한 채 관광객에게 무리하게 수중 환경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에 따르면 서귀포 관광잠수함은 동쪽과 서쪽 잠수 지점에서 입수해 수중 암반을 따라 해양 생물을 관찰하고 수심 20m에 위치한 길이 25m, 폭 6m의 '중간 기착지'에 착지해 수중 다이버 쇼를 관람한 후 수심 35m의 난파선을 둘러보고 부상한다.

녹색연합은 "중간 기착지의 바닥 좌우 암반 지형이 반듯하게 평탄화 돼 있다"며 "이 부분은 최초 운항 신청서에 기재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았지만 인위적인 불법 현상 변경이 의심돼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또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훼손지에 천연기념물 해송, 긴가지해송, 자색수지맨드라미, 측맵시산호 등 법정보호종 9종이 확인됐다"며 "정밀한 추가 조사를 한다면 법정보호종을 더욱 늘어날 것이며 잠수함이 처음 운항한 1988년부터 현재까지 관광잠수함으로 인한 산호 훼손은 상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은 정책 요구안을 통해 관광잠수함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문화재청과 법정보호종 지정·관리 책임이 있는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등에 문섬 수중 생태계 훼손을 방치한 직무유기를 인정하고 위반사항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 관광잠수함 운항 중단과 훼손지 검증을 위한 민관합동위원회 구성, 법정보호종 서식 현황 조사, 문섬 보존계획 수립 등도 요구했다.

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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