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사무소로 발령난지 6개월이 지나고 있건만 언제나 아침 출근길이 기쁘다.
도심 콘크리트에서 벗어나,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돌과 나무와 흙이 주는 자연의 혜택 덕일 것이다.
특히, 금백조로를 달릴때 멀리 일출봉 사이로 솟아오르는 아침 해의 군무는 두 눈을 호강시키기에 충분하다. 비싼 비행기 값을 치르고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특별함이 나에게는 일상이 되어 오감의 사치를 선사한다.
이는 ‘일출봉’하면 떠오르는 ‘제주에서 제일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상징적이고 숙명적인 매력 때문일 것이다.
제주올레가 시흥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돼 3코스까지 이어지며 탐라의 상흔을 담고 있는 4·3 유적지 터진목, 황근나무의 자생지 식산봉, 천혜경관을 느낄 수 있는 대수산봉, 제주시조 고·양·부 허니문 신화가 흥미로운 혼인지, 바람같이 살다간 예술가의 혼이 깃든 김영갑갤러리 등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해녀들의 숨비소리, 올망졸망 질기게도 이어지는 밭담, 백설속에 펼쳐지는 진초록 무 밭의 풍경은 자연과 조화된 서민들의 삶을 말과 글이 아닌 발품을 팔아가며 느껴야만 되는 관광1번지 진수임이 틀림없다.
아침에 떠오른 해가 온누리를 밝히며 뭇 생명들을 키워낸다. 그런 해를 맞이하는 출근길이 오늘도 즐겁다.>현혜진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복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