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4월중 수신 증가규모가 1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도 오르는 추세 속에서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뭉칫돈이 은행의 예·적금 상품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도내 가계대출은 4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가 넉달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4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도내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37조2123억원으로 전월 대비 1465억원 증가했다. 3월 여신 증가액(4276억원)보다는 증가액이 축소됐다.
여신 증가액 축소는 기업대출이 1963억원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915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올해 해 1월(-379억원)과 2월(-1103억원), 3월(-1226억원)에 이어 넉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2월과 3월 감소액은 2012년 4월(-1484억원) 이후 10년만에 최대 감소폭이기도 하다.
가계대출 감소는 금리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가계대출금리는 2021년 4월 2.91%에서 7월 2.98%, 10월 3.46%, 올해 1월 3.91%, 4월 4.05%로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해 10월 이후 4월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둔화세"라며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내 가계대출 감소세와는 달리 금융기관 수신은 12년여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말 기준 금융기관 수신 잔액은 34조713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143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현재 방식의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0년 이후 12년 4개월만에 최고 증가액으로, 2020년 연중 수신증가액(4177억원)의 3배에 가깝고, 2021년 연중 수신 증가액(1조2638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수신이 4월중 8127억원 증가했는데 이 역시 12년 4개월만에 최고치다. 2021년 한해 수신증가액(6474억원)을 상회하는 액수다. 비은행금융기관 수신은 4016억원 증가해 2021년 5월(6811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이처럼 금융기관 수신이 증가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가 오르는 반면 한때 호조세를 띠던 주식시장이 침체상황을 맞으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타고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뭉칫돈이 안전한 예·적금 상품으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일부 시중은행에서 연 3%대 금리의 정기예금을 특판으로 선보이고 있고,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대부분 3%를 넘어섰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1월, 4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씩 올린데 이어 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면서 시중은행 등으로의 뭉칫돈 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